한국예탁결제원이 토큰증권 전용 플랫폼을 내년 2월 4일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일에 맞춰 정식 가동한다. 법 개정으로 전자등록계좌부가 '분산원장 등인 전자등록계좌부'로 세분화되며, 예탁원은 전자등록 적격성 심사와 발행·유통 총량관리를 맡는 시장관리 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9월까지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내년 1월까지 미래에셋·신한투자·카사코리아·테사·펀블 등 8개 시장 참가자와 연계 테스트를 진행하며, 하반기 중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도 배포할 예정이다.
동국대 김선미 교수는 칼럼에서 토큰증권 시장이 발행-기록-유통-결제 네 단계로 작동하며, 이 중 유통시장 구축이 STO 성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조각투자 상품은 발행은 가능했지만 투자자가 만기 전 빠져나올 유통시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아울러 기초자산의 실재성과 신탁을 통한 도산절연 구조가 투자자 신뢰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다올투자증권이 코스콤과 토큰증권(STO)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의 STO 인프라 협업이 잇따르는 흐름 속에서 나온 발표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RWA 토큰화가 발행, 운용, 블록체인, 유통, AI 에이전트, 스테이블코인, 파생상품 등 7개 분야를 중심으로 표준 선점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토큰화 시장은 미국 국채 기반 MMF가 주도하고 있으며, 발행 방식은 기존 자산을 담보로 한 담보형과 처음부터 토큰으로 발행하는 네이티브형으로 나뉘는데 SEC는 발행사 주도의 네이티브형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단계에서는 DEX와 슈퍼앱, 네오뱅크가 기존 거래소 독점 구조를 흔들 잠재력을 지닌 경쟁 요소로 지목됐다.
미국 가상자산 포괄법안이 의회 처리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입법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보도됐다. 정형자산 토큰화와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도 함께 속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알리바바가 2조4,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신모델 '큐웬 3.8 맥스 프리뷰'를 공개하며 모델 가중치를 순차 공개하는 오픈 웨이트 전략을 밝혔다. 이는 불과 1주 전 문샷AI가 2조8,000억 파라미터의 '키미 K3'를 공개한 데 이은 것으로, 중국 기업들이 초거대 모델 성능 경쟁과 개방형 생태계 확산 전략을 동시에 가속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자체 평가에서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 5' 다음 수준의 성능이라고 주장했으나, 독립 벤치마크와 모델 카드, 오픈 웨이트 실제 공개 일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GPT·클로드·제미나이 등 API 기반 폐쇄형 모델과 중국발 고성능 개방형 모델이 공존하는 경쟁 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앤트로픽이 개별 교사의 자발적 채택을 시작으로 학군 단위 계약까지 이어지는 침투 전략으로 '클로드 포 티처스'를 발표했다. 구글, 오픈AI, 칸 아카데미 등도 이미 교육 시장에 진출해 있어 AI 기업 간 교육 부문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챗봇 키미 K3의 흥행에 힘입어 6개월 내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기존 GPT-4 기업가치를 웃도는 밸류에이션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됐다.
이번 주 알파벳, 테슬라를 시작으로 MS,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시장은 실적 자체보다 AI 관련 설비투자(CAPEX) 확대 기조 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으며, 구글은 올해 CAPEX를 1800억-19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경우 HBM과 서버용 D램 수요 확대로 이어져 SK하이닉스(29일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실적 호조에도 주가 급락과 변동성 확대를 겪으며 'HBM 딜레마'에 놓였다.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4분기 4%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9%포인트로 벌어진 반면,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58%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등 두 제품군에서 구도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니케이가 메타, 오라클 등 미국 5대 테크 기업의 재무구조를 뜯어본 조사 기사다. 요지는 이렇다. AI 붐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GPU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부채를 직접 빌리는 대신 데이터센터 리스 계약, GPU 장기 공급 계약 같은 형태로 부담을 떠안았는데, 이런 계약상 의무는 전통적 회계 기준상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명시되지 않는다. 이 부외 부채 추정치가 약 4년 만에 8배 뛰어 1.65조 달러에 달했고, 이는 장부상 실제 부채를 넘어서는 규모다. 대표 사례가 메타로, 부외 부채가 약 4,200억 달러에 이르러 투명하게 공시된 부채의 거의 3배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리스크를 지고 있는지 정확히 평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이 기사의 경고다.
커서는 여러 에이전트를 협업시켜 큰 과제를 푸는 "스웜(swarm)"을 실험해왔다. 이번엔 835페이지짜리 SQLite 매뉴얼만 주고 소스코드, 테스트, 바이너리, 인터넷을 전부 차단한 채 러스트로 DB를 구현하게 했다. 핵심 구조는 트리다. 가장 똑똑한 모델이 맡는 플래너가 목표를 잘게 쪼개 위임하고, 빠르고 싼 워커가 그 조각을 실행한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건 병렬성이 아니라 컨텍스트 효율이다. 플래너는 구현을 안 하니 세부사항으로 컨텍스트가 안 차고, 워커는 계획을 안 하니 좁은 작업 하나에 컨텍스트를 다 쓴다. 단일 에이전트가 긴 작업에서 방향을 잃는 이유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초당 1,000커밋이라는 속도에서 인간 팀엔 없는 실패 모드가 튀어나오는데(플래너 둘이 같은 걸 따로 구현하는 split-brain, megafile 병목, 핵심 코드를 못 건드리는 ossification 등), 이걸 자체 제작한 버전관리 시스템, 공유 설계 문서, 중립 병합 에이전트, 겹겹이 쌓는 리뷰 렌즈로 잡았다. 결론은 명쾌하다. 프론티어 지능이 진짜 필요한 순간은 초기 분해와 설계 결정뿐이고, 일단 모호함이 명확한 지시로 압축되면 나머진 싼 모델이 따라가면 된다.
Marginal Revolution이 벤 톰슨의 Stratechery를 인용한 짧은 글이다. 논지는 명료하다. 시진핑은 AI 개방을 "디지털 세계에서 물리 세계로의 이동"과 명시적으로 엮는데, 그 물리 세계는 로봇 등에서 중국이 앞서는 영역이다. 즉 AI 모델을 공짜로 뿌리면 자기가 우위인 하드웨어 생태계가 통째로 수혜를 본다. 동시에 미국 프론티어 랩(폐쇄형 선두 주자)을 약화시키고, 오픈 생태계에 붙는 혁신은 자기가 흡수한다. 결국 톰슨의 처방은 두 가지다. 첫째, Fable과 Sol에 걸린 사이버보안 규제를 풀 것. 둘째, 미국 오픈웨이트 모델 제작자들이 중국과 동등한 조건에서 겨루게 할 것. 프론티어 랩들이 안전과 보안의 정의를 독점하고 "지식의 사다리를 걷어차게" 두지 말라는 것이다.
Robin Hanson의 출발점은 익숙한 딜레마다. 많은 정책 영역에서 통념은 전문가들이 아는 구체적 디테일과 정면충돌하는데, 이를 지적하는 전문가는 "정치 편향"으로 낙인찍혀 논의가 교착된다. 여기서 LLM의 이중성이 핵심이다. 그냥 물으면 통념을 답하지만, 통념과 충돌하는 전문 지식도 대부분 이해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지금까지는 LLM이 편향 비판을 덜 받는다. 다만 한계도 인정한다. 충돌은 누가 짚어줘야 알아채고, 짚어줘도 자기 기본 모델을 잘 안 바꾼다. 그래서 Hanson이 제안하는 게 절차다. "확정된" 정책 주장 하나, 논쟁자 둘, 심판 LLM 하나를 정하고, 각자 초기 입장(100단어 요약, 0에서 100 점수)을 낸다. 논쟁자가 2000단어 이하 분석에 전문 자료를 인용해 제출하면, LLM이 그 분석을 분석하고 입장을 갱신한다. 이 사이클을 세 번 돌리면 LLM이 자기 통념과 전문 지식 사이의 충돌을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설계다. 미리 특정 분석 프레임(예: 경제적 효율성)에 합의해두면 그 부분을 재론할 필요도 없다.
Zvi Mowshowitz가 2022년,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쓴 "트위터 사용법" 업데이트다. 큰 틀은 그대로다. 트윗덱류 앱, 팔로우 큐레이션, 리스트, 그리고 언팔/필터/뮤트/블록. 다만 변화가 몇 개 있다. 첫째, 트위터가 시간순 피드를 매번 수동으로 눌러야만 볼 수 있게 만들어놔서 저자는 아예 리스트 기반으로 완전히 이주했다. AI가 모든 것에 스며들면서 주제별 리스트를 나누는 게 무의미해져 'All' 리스트 하나로 통합했다. 둘째, 블록이 이제 상대가 내 글을 못 보게 막는 기능이 아니게 되면서 저자는 AI 슬롭이나 무례함에 즉시 블록을 날린다. 셋째, 핵심 사건. 'For You' 피드에서 내가 팔로우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5-16%까지 떨어졌다가(저자 본인은 27%), 최근 실험에서 37%로 반등했고 유저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다. 트위터 프로덕트 총괄 Nikita Bier가 "상호 팔로우(mutual)의 노출을 높이는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넷째, 알고리즘은 여전히 리트윗을 +1.0, 작성자가 단 답글을 +75로 계산하는 이상한 구조를 유지 중이고, 링크는 여전히 사실상 처벌받으며, API에서 링크 포함 트윗에 0.20달러 수수료까지 붙였다.
Tyler Cowen이 소개한 새 NBER 워킹페이퍼다. 저자들은 덴마크의 연결된 행정 데이터를 활용해 GLP-1 치료가 노동시장 성과에 미친 인과효과를 추정했다. 방법이 영리한데, 세마글루타이드가 처음 풀린 초기 2년 안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과, 관찰 가능한 특성이 비슷하지만 4년 뒤에야 시작한 환자군을 비교하는 matched stacked difference-in-differences 설계를 썼다. 약을 먼저 쓴 사람과 나중에 쓴 사람의 차이를 시점으로 갈라 인과를 뽑아낸 것이다. 결과는 두 갈래다. 첫째, GLP-1 치료는 장기 병가를 17.3% 줄였고, 취업자 1인당 연간 노동소득의 약 1.3에서 1.5%에 해당하는 재정적 편익을 낳았다. 둘째, 하지만 4년에 걸쳐 소득·경제활동참가·고용에서는 통계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효과가 잡히지 않았다. 즉 건강이 좋아진 만큼 아파서 쉬는 날은 줄었지만, 그게 더 많이 벌거나 더 일하는 걸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랜딩 페이지 겸 매니페스토다. Nativ는 Apple Silicon(M1 이상)에서 오픈 모델을 계정도, 구독도, 클라우드도 없이 돌리는 맥 앱이다. 핵심 셀링 포인트는 세 갈래다. 첫째, 하드웨어 맞춤 큐레이션 - Google의 Gemma 4 E2B(10.28GB, 128K), Cohere의 North Mini Code(19.38GB, 500K), Liquid AI의 LFM2.5-VL 1.6B(3.20GB, 128K) 같은 파트너 모델을 맥 사양에 맞춰 추천한다. 둘째, 개발자용 텔레메트리 - 초당 토큰, 메모리 압력, 발열 상태, 첫 토큰까지 시간(TTFT)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셋째, 로컬 엔드포인트 - Claude Code, Codex, OpenCode 같은 코딩 에이전트를 로컬에서 돌아가는 모델에 그대로 붙인다. 기술적으로는 래퍼나 변환 레이어 없이 MLX-VLM 위에 올려 M시리즈의 통합 메모리와 Metal을 직접 태운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매니페스토가 이 앱의 진짜 정체성인데, "다른 로컬 AI 앱은 오픈 엔진 위 프로프라이어터리 껍데기이고 페이월을 붙인다"며 경쟁 도구를 대놓고 저격한다.
저자들은 arXiv 논문 12,750편의 본문 전체를 학술 텍스트용으로 보정한 검출기로 스코어링했다. 핵심 설계는 오탐 바닥(false-positive floor) 을 앵커로 삼은 것이다. 2021-2022년 ChatGPT 이전 논문을 "확실한 인간 작성"으로 놓고, 그중 정확히 0.4%만 플래그가 뜨도록 임계값을 고정했다. 이렇게 하면 이후 상승분이 검출기 아티팩트가 아니라 실제 변화라는 걸 보일 수 있다 - 만약 검출기 문제라면 2021년과 2026년이 똑같이 높게 나왔을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는 명확하다. 2021-2022년 내내 0.4%로 평평하다가, ChatGPT 출시 몇 달 안에 치솟아 두 파도를 그리며 최근 완전 분기 기준 32%, 2026년 초엔 39%까지 갔다. 초록이 아니라 본문을 재는 것도 중요한데, 같은 논문이 초록에선 20% 미만, 본문에선 70% 넘게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한계도 정직하게 깐다.
Lean과 mathlib의 핵심 관리자이자 페르마 마지막 정리 형식화 프로젝트를 이끄는 Kevin Buzzard가 최근 몇 주간 벌어진 일을 정리한 글이다. 흐름은 이렇다. 5월 20일 ChatGPT가 Erdős의 단위거리 추측을 반증했고, 곧 Logical Intelligence(LeCun이 공동창업, 필즈상 수상자 Mike Freedman이 CSO)가 논문 전체를 Lean으로 자동 형식화했다. 6월엔 OpenAI의 신모델 Sol이 3주 만에 Lean 코드 120만 줄을 생성하며 지구적 유체론(global class field theory)의 어려운 정리들을 실제로 증명해냈다. 9년에 걸쳐 230만 줄 쌓은 mathlib에 견줄 규모다. 7월엔 60년 묵은 Grothendieck의 군-스킴 문제에 Sol이 반례(4로 소멸되지 않는 위수 4 군-스킴)를 찾고, Fable이 4시간 만에 1076줄로 형식화했다. Buzzard는 이제 AI가 만든 비형식 증명은 아예 안 읽고 "Lean으로 형식화해서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형식 증명은 컴파일만 되면 참이라 5분이면 검증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12시간 전, Fable이 야코비안 추측의 반례까지 찾아냈다.
LibreOffice를 만드는 The Document Foundation이 쓴 글이다. 논지는 단순하다. 독점 포맷은 데이터를 그 소프트웨어와 떼어놓을 수 없게 설계된다는 것. 이건 물리 법칙이 아니라 의도된 설계다. 개방 포맷은 명세가 공개돼 어떤 앱이든 충실히 재현할 수 있지만, 독점 포맷엔 문서화되지 않은 동작과 사설 확장이 박혀 있어 원본 소프트웨어만 정확히 그려낸다. 흥미로운 대목은 OOXML(DOCX 등)이 ISO 표준을 통과했다는 반박에 대한 반격이다. 저자는 그 표준화 과정이 ISO 역사상 가장 논쟁적이었고, 결과물은 "상호운용을 위한 포맷"이 아니라 MS Office의 기존 동작(레거시 버그 포함)을 수천 페이지로 받아쓴 문서였다고 짚는다. 게다가 MS는 문제 많은 레거시를 걷어낸 깔끔한 변종 OOXML Strict를 옵션 맨 아래로 밀어넣고, 지저분한 Transitional을 기본값으로 쓴다. 즉 수억 명이 매일 쓰는 포맷은 오직 MS만 제대로 구현하는 버전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개인의 불편에서 국가의 문제로 확장한다. 정부가 공문서를 사기업이 통제하는 포맷으로 보관하면, 제도적 기억의 관리권을 그 회사에 위임한 것과 같다는 논리다. 해법은 ODF, 오픈 폰트, PDF/A 같은 개방 표준을 정책 기본값으로 강제하는 것.
워너마운트 합병, 판사가 제동을 걸다
1,100억 달러짜리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합병이 결국 법원 문턱에서 멈춰 섰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 판사가 12개 주가 낸 요청을 받아들여 임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고, 그 결과 이 초대형 딜은 2주간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소송은 지난 7월 13일 롭 본타 법무장관을 필두로 접수됐고, 8월 3일에는 예비적 금지명령 심리가 예정돼 있다. 만약 그 심리까지 통과하면 딜은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한 멈춘다. 본타는 성명에서 "소수의 사람이 시장을 지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역사가 말해준다"며 "이 메가머저가 절대 빛을 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잔뜩 벼렸다. 솔직히 이 정도면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톤이다.
근데 흥미로운 건 시간이 파라마운트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딜이 9월 30일까지 성사되지 않으면 파라마운트는 매일 수백만 달러를 워너브라더스 투자자들에게 물어내기 시작한다. 즉 법원이 딜을 붙잡아둘수록 데이비드 엘리슨 쪽에서는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돌아가는 셈이다. 반독점을 내세운 12개 주의 논리는 명료하다. 스튜디오가 이렇게 뭉치면 결국 창작자에게도 관객에게도 더 나쁜 결과가 온다는 것. Vulture가 "합병이 대체 몇 편의 에피소드를 더 만들어낼 셈이냐"고 비아냥댄 것처럼, 이 드라마는 이제 자기만의 스핀오프가 필요할 지경이 됐다. 헐리우드 권력 지형을 다시 그릴 딜이 정작 헐리우드보다 더 긴 서사를 뽑아내고 있으니,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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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으론 좋았다": Forza Horizon 5 전 디렉터가 짚은 게임 패스의 딜레마
Forza Horizon 5를 이끌었던 마이크 브라운이 MinnMax와의 인터뷰에서 Xbox의 최근 구조조정을 두고 입을 열었다. 지금은 신생 스튜디오 Maverick Games에서 오픈월드 레이서 Clutch를 만들고 있는 그는, Xbox가 "Game Pass라는 서비스 개념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그 비전을 위해 수많은 팀이 인수됐고, 수많은 게임에 자금이 투입됐고,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었다는 것이다. 근데 결말은 씁쓸하다. "사업이 돌아가려면 받아야 했던 가격대에서, 충분한 사람들이 구독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제로 Game Pass 구독자 수는 목표치를 한참 밑돈다는 보도가 나왔고, 작년의 가격 인상은 신임 CEO 아샤 샤르마가 새 Call of Duty의 데이원 입점을 포기하는 대가로 되돌렸다.
흥미로운 건 브라운이 여전히 이 개념 자체를 옹호한다는 점이다. "구독제로 가격을 낮춰서 더 많은 사람에게 게임을 전하자, 다양한 라인업을 깔고, 여러 스튜디오를 끌어들이고, 아니었으면 존재하지 못했을 게임들을 만들자" - 선의로 가득한 플레이어 중심 발상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산수였던 셈이다. 그가 특별히 애정을 드러낸 인물은 샤르마 취임과 함께 올해 초 조용히 사라진 사라 본드다. "말할 때마다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서, 그 유능함에 오히려 마음이 놓여 뒤로 기대게 되는 사람"이라고 그는 회고했다. 스튜디오가 문을 닫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이 혼란이, 악의가 아니라 잘 착지하지 못한 선의의 결과라는 말은 어쩐지 더 서글프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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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비평의 전성기, 개발자는 무엇을 얻는가
한때 진지한 게임 비평은 멸종 위기처럼 보였다. 이름값 있던 매체들이 문을 닫거나 콘텐츠 공장에 흡수되면서, 적어도 글의 형태로는 대규모 심층 비평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근데 유튜브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Noah Caldwell-Gervais, Jacob Geller, Matthewmatosis 같은 독립 크리에이터들이 몇 시간짜리 비디오 에세이로 수백만 조회수를 끌어모으고, 많은 플레이어에게 이들의 영상은 IGN 리뷰나 메타크리틱 점수보다 더 무겁게 다가온다. Game Developer의 Tim Brinkhof가 개발자 50여 명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이 영상들을 규칙적으로 챙겨 본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건 Game Maker's Toolkit의 Mark Brown인데, 그는 아예 "특히 젊고 인디이거나 학생인" 개발자를 겨냥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의 최다 조회 영상은 690만 뷰를 기록한 유니티 입문 튜토리얼이다.
비디오 에세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Brown이나 Steve Lee처럼 개발자의 시선으로 접근해 GDC 강연의 한 입 크기 버전을 만드는 쪽이 있고, Geller나 Caldwell-Gervais처럼 철저히 플레이어로서 "무언가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그리고 왜 그런지"를 풀어내는 쪽이 있다. 개발자들에겐 둘 다 쓸모가 있는데, 결정적으로 이건 리뷰나 플레이테스트와도 다르다. Kitfox Games의 Tanya Short는 매체 비평가들이 게임을 어쩔 수 없이 "소비자 제품"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정작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건 상업적 고려에서 분리된 사려 깊은 게임 디자인 탐구라고 말한다. 다만 그 영향은 즉각적이라기보다 느리고 은근하다. Short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통찰은 당장의 방향을 바꾸기보다 자신의 "디자인 둥지"에 차곡차곡 쌓였다가 다음 게임의 콘셉트가 굳어지는 순간 다시 꺼내 쓰는 재료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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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umber Ones: Lil Nas X의 "Industry Baby" (Feat. Jack Harlow)
Lil Nas X의 세 번째 빌보드 핫 100 정상곡 "Industry Baby"가 태어난 날, 정작 그 자신은 바닥이었다. 프로듀서 듀오 Take A Daytrip의 Denzel Baptiste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다. "우리도 영감이 안 왔고, Nas도 상태가 안 좋았다. 인터넷에서 '너 한물갔어, 그 기세로 왜 음악을 안 내냐'는 말들이 그의 감정을 180도 뒤집어놨다." 그래서 둘은 "창작이 막힐 때를 대비한 비상용 폴더"를 열었다. 거기 들어 있던 게 Juilliard 출신 트롬본 주자 Nick Lee의 혼(horn) 트랙이었는데, 주문은 이랬다고 한다. "왕이 스타디움이나 콜로세움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 같은 소리." 그 팡파르를 듣자마자 Lil Nas X는 정신이 번쩍 들어 곡을 순식간에 써냈다. 여기에 당시 한창 무너져가던 Kanye West가 곡을 마음에 들어 하며 Ojivolta와 함께 사운드를 더 크게 부풀렸고, 그렇게 완성된 트랙은 2021년 10월 23일 1주간 정상에 올랐다. HBCU 마칭 밴드를 떠올리게 하는 그 우렁찬 브라스는, 알고 보면 어린 시절 학교 밴드에서 트럼펫을 불던 그의 취향과도 맞닿아 있다.
"And this one is for the champions!" 후렴이 스타디움을 흔드는 이 곡은 결국 승리의 자화자찬이다. "Need to get this album done! Need a couple Number Ones!" 하고 실시간으로 자기를 띄우고, "난 여자랑 안 자, 난 퀴어니까" 같은 펀치라인으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무기로 쓴다. 재밌는 건 그가 원래 Nicki Minaj의 팬덤 Barbz 출신이라는 것. "Industry Baby"를 협업 제안으로 Nicki에게 보냈지만 답을 못 받았다니, 이런 게 인생이다. 대신 자리를 채운 건 Jack Harlow였다. 열두 살 때 엄마에게 "세계 최고의 래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물었고, 엄마가 Malcolm Gladwell의 1만 시간 법칙을 들이대며 "열여덟까지 하려면 매일 네다섯 시간씩 6년"이라고 계산해줬다는 그 켄터키 출신 백인 소년. 세계 최고가 되진 못했지만 2020년 "Whats Poppin"의 리믹스로 2위까지 올랐고, 그의 브로콜리 헤어스타일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Gen Z 소년들의 기본값이 됐다. Tom Breihan은 이 벌스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Harlow의 벌스라며, 아이들 등교시키다 하도 들어서 잠꼬대로 통째로 읊을지도 모른다고 농담한다. "난 고등학교 때 정점 찍은 게 아냐, 지금도 점점 잘생겨지는 중"이라는 라인이 공개된 학창 시절 사진으로 검증 가능한 사실이라는 대목에선, 솔직히 웃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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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m 개발진 3분의 2가 잘려나갔다, 그런데도 "멀쩡하다"는 감독
Doom: The Dark Ages 확장팩 Revelations 출시를 기념하는 라이브스트림에서, id Software 공동 감독 Hugo Martin은 애써 담담했다. "우리가 완전히 너프당하고 속을 다 파냈고 50명밖에 안 남았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Doom(2016)을 만들 때와 같은 규모고, id Tech 엔진도 아주 멀쩡하게 살아 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Microsoft가 회계연도 안에 Xbox 전반에서 3,200개 직위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뒤, 텍사스 id Software 사무실에는 원격 근무자 40명을 포함해 136명 해고를 알리는 WARN 통지가 떴다. Game Developer에 제보한 익명 소식통 여러 명에 따르면, id에 남아 있던 Doom(2016) 개발자 중 약 3분의 2가 이달 초에 잘렸고, 그중엔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던 "멀티햇" 핵심 인력이 다수 포함됐다. 한 현직 직원의 표현이 압권이다. "게이머로 평생 살았는데, 스탯을 반으로 깎으면 누구나 너프라고 부른다. 사실 Doom 팀은 절반만 남고 절반은 버려졌다."
솔직히 Martin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Doom(2016)은 악명 높은 Doom 4 리부트까지 포함해 7년이 걸린 지옥 같은 프로젝트였고,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대규모 이탈로 스튜디오가 "끔찍한 상태"에 빠졌다가 2013년에서 2014년 대대적 채용으로 겨우 살아난 조직이다. 그 과정에서 Crytek 엔진 팀을 통째로 흡수하고, Escalation Studios 21명(나중에 Bethesda Dallas가 됐다)과 Certain Affinity 140여 명을 외주로 붙였다. 그러니 "지금 인원이 2016년과 같다"는 건 숫자상 맞을 수 있다. 근데 소식통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정확히 여기다. 그 절반을 채우려고 비인간적인 크런치를 감내한 사람들, 위험한 수준의 근무 시간을 갈아 넣어 게임을 완성시킨 바로 그 핵심 인물들이 이번에 해고 명단에 올랐다는 것. 숫자가 같다는 말로 하룻밤 새 증발한 제도적 지식과 경험을 지워버린 셈이다. 결국 문제는 "몇 명이 남았나"가 아니라 "누가 남았나"인데, 감독은 그걸 계산에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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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할리우드를 쥐고 흔드는 감독 100인
Vulture가 창간 이래 처음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힘센 감독 100명" 리스트를 내놨다. 이걸 만드느라 거의 1년을 갈아 넣었다는데, 흥미로운 건 리스트가 던지는 질문이다. 가장 힘센 감독? 개봉 1년 전부터 표를 파는 그 사람(누군지 다들 알 것이다)이라 치자. 그럼 2위는? 23위는? Kevin Feige 같은 메가 프로듀서가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왕국을 다스리던 시대가 저물자, 감독이 다시 중요해졌다는 게 전제다. YouTube와 Reddit, Letterboxd를 보며 자란 새 세대 시네필은 MCU의 패권 아래 컸지만 정작 상호연결된 코믹북 세계엔 질색한다.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Timothée Chalamet이 몇 년을 갈아 넣어 준비한 배역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Safdie 영화였다. 참고로 리스트 100위는 David O. Russell인데, 붙은 코멘트가 걸작이다. "인생은 David O. Russell이랑 일하기엔 너무 짧다."
Puck의 Matt Belloni는 이 변화를 이렇게 정리한다. 예전엔 Gore Verbinski 같은 "거물 상업 감독"이 오스카용 작가감독보다 훨씬 중요하게 대접받았다고. 근데 영화 팬 문화가 부상하고 감독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뭉치면서, 관객을 끌어올 수 있는 작가감독들에게 힘이 실렸다. Ryan Coogler, Greta Gerwig, Denis Villeneuve처럼 "표도 팔고 상도 받는" 감독들 말이다. 결국 1970년대 Coppola와 Scorsese 같은 무비 브랫들이 자기 재능과 명성을 지렛대 삼아 스튜디오 돈을 끌어왔던 그 시절의 메아리인 셈이다. Vulture가 최종적으로 써먹은 판정 기준은 '전화 테스트'였다. Donna Langley나 Ted Sarandos가 됐다고 치고, 서로 다른 두 감독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다면 누구부터 다시 걸겠냐는 것. 다만 한 에이전트의 냉소가 뼈아프게 남는다. "이 리스트엔 여자가 사실상 없는데, 아마 그게 정확할 거다. 근데 우리가 얼마나 망한 상황인지는 인정해야 한다. 솔직히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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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도 놀런만큼 IMAX 70mm를 사랑한다는 증거: '오디세이' 박스오피스가 말해주는 것
'오디세이'가 개봉 첫 주말에 벌어들인 2억 6,370만 달러 중 IMAX 스크린이 5,180만 달러를 담당했고, 그중에서도 IMAX 70mm라는 아주 특정한 포맷이 610만 달러를 찍었다. 솔직히 이 숫자가 놀라운 이유는 610만이라는 액수 자체보다, 그게 전 세계 IMAX 수익의 무려 12퍼센트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놀런은 '오디세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IMAX 카메라의 70mm 포맷으로 촬영한 첫 영화로 만들었고, 관객들은 그 차이를 정확히 알아챘다. 주말 내내 70mm 티켓은 어디를 가든 가장 뜨겁고 구하기 힘든 표였는데, 재밌게도 이건 상영관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순전히 수요가 폭발한 결과였다. 미국 내 IMAX 개봉 성적 2,960만 달러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3,000만 달러에 딱 40만 달러 뒤진 역대 2위. 놀런 영화로는 당연히 IMAX 개봉 신기록이다. 이 정도면 포맷 논의가 담론의 중심을 차지한 나머지, 소셜미디어엔 애플워치나 냉장고, 휴대용 DVD 플레이어, 심지어 '오피스' 속 마이클 스콧의 플라스마 TV로 '오디세이'를 본다는 밈이 넘쳐났다.
결국 이건 놀런이 IMAX에 건 신뢰, 그리고 양쪽이 함께 쏟아부은 투자에 대한 회수의 서막인 셈이다. '오펜하이머' 때만 해도 IMAX 70mm 상영관은 전 세계에 30곳뿐이었는데, '오디세이'를 위해 41곳까지 늘렸다. 유니버설이 이 영화에 쓴 제작비가 2억 5,000만 달러라는 걸 생각하면, 첫 주말 성적은 그 돈을 회수하고 한참 더 벌어들일 출발점으로 충분하다. 글로벌 전체로 보면 '오펜하이머'가 남긴 1억 8,300만 달러 통산 기록도 곧 넘어설 기세다. IMAX CEO 리치 겔폰드는 "'오디세이'는 우리 플랫폼을 온전히 활용한, IMAX 역사상 손에 꼽는 즉각적 클래식 블록버스터"라며 "우리조차 이 영화가 브랜드와 사업을 어떻게 키워낼지 다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근데 진짜 흥미로운 대목은 러닝 방식이다. IMAX는 최소 3주, 70mm 스크린은 8월 내내 유지되는데, 다른 포맷에서 열기가 식는 속도로 이 특별한 스크린의 흥분까지 가라앉진 않으리라는 예감. 프리미엄 포맷이 영화 전체 흥행에 얼마나 결정적일 수 있는지, '오디세이'가 그것도 아주 좁은 하나의 포맷으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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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X 같은 서사시적 포맷, 정말 오디세이에 필요한 걸까?
IndieWire의 짐 헴필은 좀 극단적인 실험을 반복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The Odyssey'를 엿새 동안 여섯 번, 그것도 매번 다른 포맷으로 본 것이다. 놀란이 이상적으로 꼽은 70mm IMAX에서 시작해 35mm, 4DX, 스탠더드 70mm, 돌비 비전을 거쳐 디지털 IMAX로 마무리하는, 무려 18시간짜리 여정이었다. 열한 살이던 1983년에 70mm로 상영된 '제다이의 귀환'을 보고 대형 포맷 중독자가 됐다는 이 필자에게 이건 취미이자 자기 검증인 셈이다. 그가 놀랐던 대목은, 정작 포맷 사이의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미묘했다는 점이다. 예전에 '인터스텔라'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같은 실험을 했을 때는 색감이며 초점이 판마다 제각각이었는데, 이번엔 IMAX 두 판에서 오렌지와 블루가 살짝 더 선명한 정도를 빼면 화면이 거의 비슷하게 보였다는 것.
결국 차이를 만든 건 이미지가 아니라 소리였다. IMAX 상영은 다른 어떤 판보다 압도적으로 잘 들렸고, 대기의 층위가 훨씬 또렷하고 강력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재미있게도 놀란이 1.43:1로 촬영해놓고도 위아래가 잘려나가는 35mm(2.39:1)나 돌비 버전에서 정작 중요한 정보는 하나도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감독이 얼마나 절묘하게 프레임을 설계했는지를 역으로 증명한다. 오히려 35mm의 부드러운 질감은 '로마 제국의 멸망' 같은 옛 서사 대작을 리바이벌 극장에서 보는 듯한 정취를 준다니, 열등한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거였다. 4DX는? 의자가 흔들리고 물이 튀는 와중에 음료가 손에서 날아갈까 봐 놀란의 액션에 도무지 몰입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데스에서 지옥의 재가 천장에서 쏟아질 땐 꽤 즐거웠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핵심은 이거다. 판앤스캔 VHS로 봤던 '할로윈'이 그래도 위대했던 것처럼, 걸작의 위대함은 포맷을 초월한다. 다만 '오디세이'는 극장을 요구하고 또 보상하는 영화이니, 어떤 대형 스크린이든 좋으니 일단 극장으로 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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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의 다음 10년: 체육관, 그리고 3대가 함께 하는 플레이
올해로 열 살이 된 포켓몬 고가 뉴욕에서 생일잔치를 열었다. 10년 전 런칭 트레일러가 약속했던 타임스스퀘어 장악이 실제로 재현된 셈인데, 그 자리에서 유로게이머가 만난 인물이 마이클 스테란카다. 8년 넘게 시니어 프로덕트 디렉터를 지내고 지금은 Scopely Explore의 프로덕트 부사장이 된 그는, 개발사 Niantic이 게임 포트폴리오를 35억 달러에 Scopely로 팔아넘긴 격변을 통과해 온 베테랑이다. 그가 꼽은 향후 10년의 세 가지 초점은 이랬다. 첫째,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체육관 기능에 "미개척 잠재력"이 있다는 것. 둘째, 라이브 이벤트와 Unity Raids로 "핵심 기억"을 더 많이 만들겠다는 것. 셋째, 흥미롭게도 "세대를 넘나드는 플레이"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것이었다.
셋 다 구체성은 옅지만, 마지막 대목이 유독 마음에 걸린다. 10년이 지나니 조부모, 부모, 아이까지 3대가 한 가족 단위로 이 게임을 즐기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것인데, 스테란카는 이걸 우연에 맡기지 않고 게임 차원에서 밀어주고 싶다고 했다. 솔직히 이 방향엔 이유가 뚜렷하다. 2016년 정점에 하루 3200만 명이 몰렸던 게임이 지금은 일일 활성 유저 500-600만 명, 하루 평균 40-50분 플레이 수준으로 안착했으니, 결코 나쁜 잔존율이 아니다. 게다가 2026년에만 21개의 오프라인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커플이 데이 이벤트에서 만나거나 코스프레한 친구들이 동네를 돌며 쿠키를 나누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과거 경쟁 배틀 커뮤니티 Smogon의 매니저였던 그가 "커뮤니티에서 시작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셈이다. 문제는 유저들이 우려하는 유료 장벽과 페이투윈이니, 감정적으로 깊게 묶인 이 충성 관객이 다음 10년까지 남아줄지는 결국 지켜볼 일이다.
런스케이프, WoW를 넘겠다는 Jagex의 야심
Jagex의 CEO 존 벨라미가 The Game Business의 크리스 드링과 마주앉아 꺼낸 목표는 꽤 대담하다. 5년 안에 RuneScape를 세계 최대 MMO로 만들겠다는 것, 다시 말해 지금 왕좌에 앉은 World of Warcraft를 끌어내리겠다는 얘기다. 본인도 "우리와 1위 사이엔 엄청 큰 간극이 있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제대로만 하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인 그림은 5년 뒤 "적어도 세 개"의 크게 성장하는 RuneScape 게임으로 수백만 명의 합산 오디언스를 확보하는 것. Old School RuneScape, RuneScape, 그리고 이번 9월 얼리 액세스를 졸업하는 생존 크래프팅 신작 RuneScape: Dragonwilds가 그 세 축이다. 셋이 서로 유저를 잡아먹지 않겠냐는 우려에 벨라미는 딸기 아이스크림이 초코 아이스크림보다 더 팔려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받아쳤다. "우린 그냥 아이스크림을 팔고 싶은 거예요."
근데 이 자신감의 근거가 흥미롭다. Old School RuneScape의 하루 평균 플레이 세션이 5시간에 살짝 못 미치고, 평균 유저 연령이 32세라는 것. 게임을 붙잡고 사는 건 10대가 아니라 일과 병행하는 어른들이라는 뜻이다. 벨라미는 인터뷰 중에도 게임에 접속해 낚시를 하고 있다며, "어딘가엔 한 화면엔 엑셀, 다른 화면엔 Old School을 띄워둔 Deloitte 컨설턴트가 수백만 명 있을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결국 그가 파는 건 몰입을 강요하는 게임이 아니라 25년째 곁에 두고 흘려보내는 배경 같은 무언가인 셈이다. 포인트 앤 클릭이라는 구식 인터페이스가 오히려 이 반쯤 딴짓 같은 플레이에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도 재밌다. WoW를 넘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왜 이 오래된 영국산 MMO를 못 놓는지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