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ing Culture Digest

이브닝 컬처 다이제스트

2026년 4월 3일 금

01 RSS/The Honest Broker

New Music Is Slowly Dying

음악 차트에서 신곡이 사라지고 있다. 레이블은 새 아티스트 대신 구곡 판권에 투자하고, 스트리밍은 AI 쓰레기를 밀어주고, 팬들은 들은 곡의 아티스트 이름조차 기억 못 한다.

어떤 글이냐면

Ted Gioia가 Chartmetric 데이터를 인용하며 스트리밍 히트곡 중 신곡 비중이 급격히 추락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메이저 레이블들은 신인 발굴보다 옛날 노래 판권 사들이기에 바쁘고, 스트리밍 플랫폼은 알고리즘이 뽑아낸 AI 생성곡과 '콘텐츠'로 채워지는 중이다. 2025년 하락세가 심각했는데 2026년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게 핵심. 저자는 "음대 갈 거면 차라리 부자 배우자 찾으라"는 식으로 냉소하면서, 옛날엔 '탑40' 차트가 있었는데 이제는 40곡을 채울 히트 신곡조차 찾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모든 장르가 박물관화되고, 음악 제작은 디지털 콘텐츠 파밍 산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재밌는 포인트

"음악 커리어 준비? 부자 배우자 찾기"라는 조언이 농담이 아니게 됐다는 대목. 그리고 2026년 현재 '탑40'을 채울 신곡 히트가 없다는 팩트—라디오 시대의 상징이던 그 숫자조차 유지 못 할 정도로 신곡 생산/소비 생태계가 무너졌다.

왜 지금 중요한가

스트리밍 시대가 음악 '발견'의 민주화를 약속했지만, 실제론 알고리즘과 AI가 신인 아티스트 유입 통로를 막고 있다는 증거다. 레이블이 신인 투자 대신 카탈로그 매입에 조 단위 자본을 쏟는 건 음악 산업이 창작 산업에서 자산 관리 산업으로 체질 전환 중이란 뜻. 장기적으론 문화 다양성과 세대 갱신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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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SS/Eurogamer

Nexon calls Arc Raiders a "Trojan Horse" for proving controversial AI tools can build triple-A hits with smaller teams

넥슨이 Arc Raiders를 "트로이 목마"라고 부른다. AAA 게임을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AI 도구의 실험대라는 뜻이다.

어떤 글이냐면

Arc Raiders가 15주 만에 1,400만 장을 팔며 넥슨 역사상 최고의 런칭을 기록했다. 근데 넥슨 CEO 이정헌은 이 성공을 단순한 히트작이 아니라 "AI 게임 개발의 개념 증명"이라고 소개했다. 개발사 Embark는 이 게임을 만들면서 AI 음성 생성부터 콘텐츠 제작 보조까지 광범위하게 AI 도구를 활용했고(물론 논란 끝에 일부 음성은 배우로 재녹음했지만), 넥슨은 이제 이 방식을 회사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Embark 창립자 패트릭 소더룬드는 "AAA급 두 게임(The Finals와 Arc Raiders)을 훨씬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만들었다"며 "이건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밌는 포인트

Arc Raiders 매출의 85%가 북미와 유럽에서 나왔다는 점. 한국-일본 기반 넥슨이 서구 시장에서 이런 압도적 성공을 거둔 건 처음이다.

왜 지금 중요한가

게임 개발비가 계속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넥슨이 "AI로 팀 규모와 비용을 줄이면서도 AAA급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공식을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게 성공 모델로 자리 잡으면 게임 산업 전체의 인력 구조와 제작 방식이 바뀔 수 있다. 근데 이미 AI 음성 사용으로 배우들과 마찰을 빚은 전례가 있어서, 이 "효율성"이 누구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건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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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RSS/Eurogamer

The Last of Us multiplayer game was roughly 80% complete when it was cancelled, claims former director

7년 개발한 게임이 80% 완성 상태에서 취소됐다는 건, 게임업계가 돈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어떤 글이냐면

<The Last of Us>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전 디렉터 Vinit Agarwal이 팟캐스트에 나와서 충격적인 뒷얘기를 풀었다. 게임은 80% 완성 상태였고 내부 평가도 "정말 잘 나오고 있었다"는데, 2023년 결국 취소됐다. 코로나 때 소니가 온라인 게임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2022-2023년 사람들이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면서 지출이 급감했고, 업계 전체가 "과도하게" 확장했던 걸 되돌리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다는 것. 결정적으로 Neil Druckmann(노티독 사장)이 연출하는 신작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스튜디오는 "실험적인 게임"보다 "영혼이자 밥줄"인 싱글플레이 AAA를 택했다. Agarwal은 대중 발표 24시간 전에야 취소 소식을 들었고, "영혼이 으스러지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재밌는 포인트

해고당할 때보다 게임 취소가 "10배 더 아팠다"는 증언. 7년을 바친 프로젝트가 거의 완성 직전에 사라지는 건 단순한 실직보다 훨씬 깊은 상실감이다.

왜 지금 중요한가

게임업계의 "라이브 서비스 거품"이 꺼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코로나 시대의 과잉 투자와 2023년 대량 정리해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현장 증언으로 확인할 수 있고, 결국 대형 스튜디오도 "확실한 것"에 베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보수성을 드러낸다. 노티독이 <Intergalactic>에 올인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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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RSS/Defector

Erewhon Is Not A Grocery Store

LA의 에레혼은 식료품점이 아니라 뮤지엄이다. 20달러짜리 딸기 한 알을 팔면서, 실제로는 "저렇게 쇼핑할 수 있는 삶"이라는 판타지를 판매하는 곳.

어떤 글이냐면

작가가 LA에서 에레혼을 직접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곳이 왜 식료품점이 아닌지를 분석한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스무디 바, 개당 20달러짜리 완벽한 대칭의 일본산 딸기, 45도 각도로 진열된 샐러리, 178달러짜리 안티에이징 세럼. 근데 정작 농산물 코너엔 아무도 없다. 실제로 일주일치 장을 보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서, 초부유층이 아니면 반복 가능한 쇼핑 경험이 안 된다. 결국 에레혼은 "이렇게 쇼핑하는 사람"을 연기하는 공간, 보드리야르가 말한 2단계 시뮬라크르다. 형태는 식료품점인데 본질은 웰니스 판타지 체험관. 그리고 솔직히, 11달러짜리 트러플 칩은 맛없었지만 스무디는 인생 최고였다.

재밌는 포인트

에레혼이라는 이름은 'nowhere'의 애너그램으로, 1872년 새뮤얼 버틀러의 풍자소설에서 따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소설은 아픈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웰니스를 강요하는 "유토피아"를 그린다. 임원 중 둘은 그 책을 안 읽었고, 읽은 한 명은 "미친 책이네"라며 화제를 빨리 돌렸다고.

왜 지금 중요한가

식료품점은 원래 자본주의의 가장 순수한 접점이자 도시의 일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근데 에레혼은 그 개념을 비틀어서, 쇼핑 자체를 퍼포먼스와 신분 과시의 영역으로 밀어 올렸다. 트레이더 조 에코백이 런던에서 유행하듯, 식료품점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화되는 현상의 극단을 보여준다. 웰니스 산업이 건강이 아닌 계급을 파는 방식의 완벽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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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RSS/Hypebeast

Maison Margiela Opens Its "Artisanal: Our Creative Laboratory" Exhibition in Shanghai

메종 마르지엘라가 컨테이너 58개에 아카이브 쿠튀르를 채워 상하이 길거리에 쏟아냈다. 그리고 그 전체 기록을 드롭박스에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글이냐면

메종 마르지엘라가 상하이 황푸구 옌당로에 "Artisanal: Our Creative Laboratory"라는 야외 전시를 열었다. 브랜드의 오트쿠튀르 라인인 아티자날 컬렉션에서 엄선한 58벌의 의상을 산업용 컨테이너 안에 전시하는 방식인데, 1989년 첫 아티자날 피스인 도자기 접시 조끼부터 FW26 런웨이에 막 등장한 밀랍 처리 에드워디안 가운까지 브랜드 역사 전체를 아우른다. 전시는 업사이클링, 해체주의, 트롱프뢰유, 원형, 원재료, 일상의 변형 같은 테마별 섹션으로 나뉘고, 모든 전시 자료와 설치 기록을 드롭박스 폴더로 공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건 "MaisonMargiela/folders"라는 중국 4개 도시 순회 프로젝트의 첫 번째 챕터로, 상하이 이후 베이징(익명성과 마스크), 청두(타비 실루엣), 선전(비안케토 화이트 페인트)으로 이어진다. 전시는 4월 6일까지.

재밌는 포인트

조선소에서 런웨이쇼를 하더니 이번엔 컨테이너에 쿠튀르를 담아 길거리에 갖다놨다. 그리고 전시 전체를 드롭박스로 아카이빙해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한다는 발상—럭셔리 하우스가 작업 과정을 '공유 폴더'로 풀어낸다는 게 마르지엘라답게 비틀려 있다.

왜 지금 중요한가

글렌 마르텐스 체제의 마르지엘라는 중국 시장에서 쿠튀르 헤리티지를 물리적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실험 중이다. 팝업이나 플래그십이 아니라 '거리 전시 + 디지털 아카이브'라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럭셔리 브랜드가 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에게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답안이다. 익명성과 아카이브를 브랜드 DNA로 삼은 마르지엘라이기에 가능한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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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RSS/Hypebeast

SHUSHU/TONG Rewrites the Rules of Identity for FW26

SHUSHU/TONG이 FW26에서 '발명된 자아'라는 이름으로 1930년대 파리와 현대 해체주의를 섞어놨다. 그리고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스니커즈를 냈다.

어떤 글이냐면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SHUSHU/TONG의 가을/겨울 2026 컬렉션 'The Invented Self'는 프랑스 영화 <비올레트 노지에르>에서 영감을 받아 계급, 가족, 도덕적 질서의 제약을 탐구했다. 1930년대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해체하면서 '스텝포드 와이프스'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결국 '연기하는 정체성'을 자유를 향한 반항의 수단으로 프레이밍한 셈이다. 드롭 웨이스트 드레스, 오프숄더 네크라인, 매듭 디테일, 세일러 칼라, 리본 플로럴 같은 요소들이 '보여지는 행위'를 자기 스타일링의 힘으로 전환했다. 소재 면에서는 그린 자카드와 골드 벨벳으로 과거의 화려함을 불러내고, 회색·네이비·누드 테크니컬 패브릭으로 절제를 더했으며, 구겨진 핑크·옐로·블루 텍스타일과 타이다이 코듀로이로 정체성의 균열을 표현했다. 액세서리는 YVMIN과의 협업으로 아르데코 금속 질감을 살렸고, 신발은 브랜드 최초로 스니커즈와 컬러블록 스웨이드 로퍼를 선보이며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했다.

재밌는 포인트

SHUSHU/TONG이 런칭 이후 처음으로 스니커즈를 내놨다는 것. 그동안 걸리시하고 빈티지한 슈즈만 고집하던 브랜드가 스트리트웨어 영역에 발을 디딘 거다.

왜 지금 중요한가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SHUSHU/TONG은 단순히 '중국적인 것'을 내세우는 대신, 서구 영화와 빈티지 미학을 자기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면서 정체성의 유동성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신발 카테고리 확장은 브랜드가 컬트 취향에서 상업적 확장으로 넘어가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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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RSS/Stereogum

Manon Removes KATSEYE From Instagram Bio, Releases Statement

KATSEYE 멤버 Manon이 인스타그램 바이오에서 그룹명을 삭제했다. 신곡 티저에서도 빠진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해 보인다.

어떤 글이냐면

KATSEYE가 신곡 "Pinky Up" 티저를 공개하면서 시작된 소동이다. 먼저 AI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비주얼로 팬들의 불만을 샀고, 15초짜리 티저 영상에는 멤버 Manon이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팬들이 그녀의 인스타를 확인하니 바이오에서 KATSEYE라는 이름이 사라진 상태였다. Manon은 2월 20일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 중단 중이었는데, 이번에 Weverse에 글을 올렸다. "레이블(HYBE와 Geffen)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고, 지지를 받고 있다. 나는 행복하고 건강하다. 곧 더 자세히 얘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진짜 괜찮은 건지, 계약 문제인 건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재밌는 포인트

신곡 롤아웃 계획이 "excessively detailed(지나치게 상세한)"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빡빡했는데, 정작 멤버 한 명이 빠진 채로 진행되고 있다는 아이러니.

왜 지금 중요한가

HYBE의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인 KATSEYE의 첫 번째 위기 신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그룹의 멤버 이탈 가능성은 팬덤의 신뢰와 직결되고, 특히 "건강상의 이유"라는 모호한 휴식 발표 이후 바이오 삭제는 업계에서 흔히 보는 계약 분쟁의 전조다. K-pop 시스템을 미국 시장에 이식하는 실험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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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RSS/Eurogamer

PUBG's new co-op PvE mode, Xeno Point, offers a strange vision of a post-battle royale future

PUBG가 배틀로얄 포기하고 PvE 협동 모드로 갈아타는데, 정작 그게 별로 재밌지 않다는 시연 후기가 나왔다.

어떤 글이냐면

PUBG Battlegrounds가 4월 8일 새로운 협동 PvE 모드 'Xeno Point'를 출시한다. 4명이 팀을 이뤄 외계 로봇을 상대하는 모드인데, 기존 배틀로얄 무기에 루팅 슈터식 레어도 시스템을 얹었다. 유로게이머 기자가 한국 크래프톤 본사에서 시연한 결과, 난이도 3단계에서도 첫 시도에 보스를 클리어할 만큼 쉬웠고, 적 패턴도 반복적이었다. 미라마 사막 맵을 선형으로 재구성했지만, 원작의 독특한 장소성은 사라지고 그냥 '루트 깔때기'가 됐다는 평가다. 결론은 "친구들과 배틀로얄 사이 쉬는 시간용으론 괜찮지만, 이걸로 복귀 유저를 끌어올 순 없을 것 같다"는 것.

재밌는 포인트

PUBG의 첫 PvE 콜라보가 'Skibidi Toilet'이었다는 사실. Z세대 바이럴 센세이션이라고 소개하는데, 배틀로얄 원조가 밈 콘텐츠와 손잡았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왜 지금 중요한가

배틀로얄 장르를 정의한 PUBG가 이제 그 장르를 '벗어나려'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다. 근데 그 대안이 Destiny식 루팅 슈터 + 웨이브 디펜스라는, 이미 포화 상태인 공식이라는 게 문제.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새 콘텐츠로 생명 연장하려다 정체성을 잃어가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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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RSS/Hypebeast

Stone Island Shows Up To Support Earl Sweatshirt, MIKE, and SURF GANG's 'POMPEII / UTILITY'

Stone Island가 Earl Sweatshirt와 MIKE의 첫 합작 앨범 발매를 기념해 직접 리스닝 파티를 열고 한정판 바이닐을 무료로 나눠줬다. 패션 브랜드가 언더그라운드 랩을 지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어떤 글이냐면

Stone Island가 자체 음악 레이블 'Stone Island Sound'를 통해 Earl Sweatshirt, MIKE, SURF GANG이 만든 합작 앨범 'POMPEII/UTILITY' 발매를 지원한 이야기다. LA, 뉴욕, 런던 세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최대 70명 규모의 무료 리스닝 파티를 열었고, 참석자 전원에게 한정판 바이닐을 증정했다. SURF GANG의 DJ 세트로 시작해 아티스트들과 커버 아트 담당자까지 참여한 Q&A가 이어지는 방식. 단순히 SNS에서 응원 메시지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음악을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Miami Music Week 때 Apple Music과 인스토어 이벤트를 한 것에 이어, 올해 Stone Island Sound는 특히 올드스쿨과 뉴스쿨을 모두 존중하는 방식으로 언더그라운드 랩 신을 챔피언하고 있다.

재밌는 포인트

70명 규모의 친밀한 파티인데 공짜 바이닐까지 준다. 요즘 음반사도 안 하는 일을 패션 브랜드가 한다는 게 아이러니. 선착순 무료 입장인데도 '통조림처럼 빽빽한(sardined)' 분위기가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느껴지는 대목.

왜 지금 중요한가

패션 브랜드의 음악 마케팅이 단순 협업을 넘어 '큐레이션 + 유통 + 커뮤니티'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Stone Island처럼 자체 Sound 레이블까지 굴리면서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를 직접 발굴하고 지원하는 건, 브랜드가 '문화 생태계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 스트리밍 시대에 오히려 오프라인 경험과 한정판 피지컬의 가치가 올라가는 역설 속에서, 브랜드가 레이블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풍경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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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SS/IndieWire

François Ozon Says the Homoerotic Reading of ‘The Stranger’ Misses the Point

프랑수아 오종이 카뮈의 『이방인』을 영화화하면서 "동성애적 시선이라는 해석은 본질을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근데 솔직히, 그가 찍은 장면들을 보면 그 말이 100% 와닿지는 않는다.

어떤 글이냐면

오종이 카뮈의 『이방인』을 1967년 비스콘티의 버전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영화화에 도전했다. 주인공 뫼르소 역에는 「썸머 오브 85」의 벤자맹 부아젱을 캐스팅했는데, 비스콘티가 마스트로이안니 대신 알랭 들롱을 쓰지 못한 아쉬움을 바로잡으려는 의도였다. 부아젱은 촬영 내내 방에 틀어박혀 천장의 파리만 보면서 캐릭터에 몰입했고, 다른 배우들은 "너무 무례하다"고 불평할 정도였다. 오종은 여성 캐릭터를 확장하고 식민주의 맥락을 더했으며, 카뮈의 상속인인 딸 카트린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근데 살인 장면에서 두 남자의 육체를 관능적으로 담은 연출에 대해 "동성애적이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전형적인 북미식 질문!"이라며 웃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결투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이라고 하는데, 남자 겨드랑이 털 클로즈업으로 시작하는 건 레오네도 안 했다는 지적에 "레오네가 했어야 했는데!"라고 답했다.

재밌는 포인트

부아젱이 뫼르소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내내 파티는 물론 저녁 식사도 거부하고 방에서 천장의 파리만 봤다는 것. 평소 매력적이고 사교적인 배우가 브레송의 '모델' 같은 무표정 연기를 위해 스스로를 우울증 상태로 몰고 갔다.

왜 지금 중요한가

카뮈의 『이방인』은 곧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나 누구나 각색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전에 나온 오종의 버전은 작품의 '식민주의' 논란과 '퀴어적 해석'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다. 미국 비평가들이 카뮈를 식민주의 작가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오종은 맥락을 더하면서도 원작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결국 고전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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