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ing Culture Digest

이브닝 컬처 다이제스트

2026년 5월 6일 수

01 RSS/Aftermath

Xbox’s New AI-Loving Boss Shocks World, Kills Useless AI Feature

Xbox의 새 CEO 아샤 샤르마가 취임 전부터 논란이었던 건 그녀가 Microsoft CoreAI 부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AI를 닥치는 대로 밀어붙이는 회사에서 AI 담당이 게임 부문 수장으로 온다는 건, 솔직히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녀가 첫 번째로 한 일은 Xbox용 Copilot을 죽이는 거였다. 모바일판은 서비스 종료, 콘솔판은 개발 중단. "Xbox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커뮤니티와 더 깊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우리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는 기능들을 없앨 것"이라고 선언했다. Gaming Copilot은 AI가 게임을 단계별로 안내해주는 기능이었는데, 애초에 왜 게임을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물건이었다. 플레이어를 가르치려는 게임 디자인을 짓밟고, 정보는 어디서 긁어오는지도 불분명하고, 대체 누구를 위한 건지도 애매했다. 문제를 찾기 위해 만든 솔루션 같은 걸 없애는 게 뭐 대단한 결정은 아니지만, 이 Microsoft에서 나온 거라면 얘기가 다르다.

샤르마는 취임 후 Phil Spencer 시대의 유산을 정리하는 중이다. "This is an Xbox" 마케팅 캠페인 실패로 곤욕을 치른 Sarah Bond를 희생양 삼은 뒤, HBO처럼 브랜드 재정비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엔 Game Pass 가격 인하도 발표했다. 하지만 Xbox의 문제가 다 해결된 건 아니다. BDS는 Microsoft를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아마도 가장 공모적인 테크 기업"으로 지목했고, No Games For Genocide 같은 단체들은 보이콧을 촉구한다. 그리고 샤르마가 말한 리더십 개편에는 여러 AI 거물들이 Xbox로 승진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좋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게다가 샤르마 본인은 AI로 출산율 감소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출산주의자다. 근데 그래도, 최소한 Copilot은 죽었다. AI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고 절대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Copilot이 퇴장하면서 고통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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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SS/Aftermath

Nobody Asked You, Bank Of America

GTA 6가 11월에 출시되면 게임 업계 전체의 가격 기준선을 흔들 거라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근데 이 논쟁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끼어들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은행 애널리스트 Omar Dessouky는 IICON 컨퍼런스 이후 보고서를 통해 GTA 6를 80달러에 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리는 이렇다. GTA 6가 70달러로 나오면 다른 게임들이 80달러를 받기 어려워진다. Take-Two가 업계 파트너로서 "전체 산업의 가격대를 끌어올릴 책임"이 있다는 것. 솔직히 말해서, 게임 가격 인상 논쟁 자체는 새롭지 않다. 인플레이션 대비 게임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고, AAA 개발비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Take-Two CEO Strauss Zelnick도 이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보다 훨씬 적게 청구하는 게 우리 일"이라는 그의 발언은 원칙처럼 들린다.

문제는 누가 이 이야기를 하느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몇 년 전 고객 동의 없이 계좌를 개설하고, 수수료를 이중으로 청구하고, 보상을 챙겨먹은 혐의로 2억 5천만 달러 벌금을 받았다. NPR 보도에 따르면 이 은행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런 기관이 게임 가격에 대해 조언한다는 게 아이러니가 아니라면 뭐가 아이러니겠나. 게다가 업계 위기의 진짜 원인은 가격 문제가 아니라 경영 실패다. 프로젝트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실제 개발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영진이 수백만 달러를 챙기는 구조. 마이크로트랜잭션과 가챠로 이미 충분히 뜯어먹고 있으면서 정가를 더 올리자는 건 뻔뻔하다. GTA Online이 출시 10년 넘게 주당 1천만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최근 유출 정보를 보면,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게 오히려 장기적 수익에 역효과일 수도 있다. Zelnick이 Bloomberg에서 "1천만 장 판매는 재앙"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GTA 6는 엄청난 판매량이 필요한 게임이다. 결국 은행이 원하는 건 산업 부흥이 아니라 자기들 포트폴리오 수익률이다. 누가 물었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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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RSS/Eurogamer

After DLSS 5 furore, Resident Evil Requiem director says fan criticism of Grace Ashcroft's AI-powered makeover means team 'got her design right'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의 주인공 그레이스 애시크로프트는 올 2월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팬들에게 즉각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3월에 DLSS 5 기술 시연으로 그녀의 얼굴을 AI로 '보정'한 영상을 공개했을 때 반발이 거셌다. 화장을 덕지덕지 바르고 입술을 통통하게 부풀린, 소위 '야스화'된 그레이스를 본 팬들은 분노했다. 엔비디아는 "할리우드 VFX 수준의 포토리얼 그래픽"을 구현한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플레이어들은 원본 디자인이 훨씬 낫다며 들고 일어났다. 논란이 너무 커지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직접 나서서 "일부 비판은 완전히 틀렸다"는 성명을 내야 했을 정도다.

유로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디렉터 코시 나카니시는 이 논란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레이스의 원본 디자인을 정말 좋아하고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것. 나카니시는 이것이 "우리가 디자인을 제대로 했다는 뜻"이며 "그레이스가 얼마나 빠르게 팬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됐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레이스가 인기를 얻은 이유를 "극한 상황에 내던져진 캐릭터로서 두려움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응원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AI가 멋대로 '개선'하려 했던 그 특징들—맨얼굴의 날것 같은 감정 표현—이 캐릭터의 본질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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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RSS/Aftermath

Pro Wrestlers Make The Company, Not The Other Way Around

WWE의 전설적인 태그팀 The New Day의 코피 킹스턴과 자비에 우즈가 회사를 떠났다.

레슬매니아 42 직후 대량 해고가 이어지던 와중에, 이 둘은 잘린 게 아니라 스스로 나갔다. 보도에 따르면 WWE는 상당수 소속 레슬러들에게 계약 "재구조화"를 요구했고, 그건 사실상 50퍼센트 급여 삭감을 의미했다. 많은 이들이 받아들였지만, 킹스턴과 우즈는 거절했다. 킹스턴은 SNS에 이렇게 썼다. "당신의 가치보다 적게 받아들이지 마라." 이 팀은 WWE에서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태그팀 중 하나였고, 킹스턴은 2019년 레슬매니아 35에서 아프리카 출신 최초의 WWE 챔피언이 되며 'KofiMania'를 일으킨 인물이다. 17년 동안 몸담은 회사였고, 팬들은 이들이 WWE에서 은퇴할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2025년에 5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지 얼마 안 돼서 급여 반토막 제안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결정까지 이틀밖에 주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타이밍이 더 씁쓸한 건, TKO 이사회 멤버인 드웨인 "더 록" 존슨이 메트 갈라에서 300만 달러짜리 시계를 차고 나타난 게 바로 이즈음이었다는 점이다. 한 트윗은 이렇게 꼬집었다. "더 록이 손목에 찬 게 태그팀 디비전 전체 연봉이네." WWE는 사우디 자본이 뒷받침하는 TKO 그룹에 인수된 이후 UFC식 운영 방식을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 UFC는 선수 개개인이 브랜드보다 커지는 걸 철저히 막는 생태계를 구축한 회사다. WWE도 이제 AI 도입,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착, 터무니없는 티켓 가격, 흑인 역사의 달 침묵 같은 행보를 이어가며 그 길을 따라가는 중이다. 사우디 자본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시점에 이런 급여 삭감 요구는, 결국 회사가 레슬러의 가치를 어떻게 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킹스턴과 우즈의 이탈이 의미 있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레슬러가 회사를 만드는 거지, 그 반대가 아니다. 이들은 자기 가치를 알고 있었고, 그걸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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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RSS/Aftermath

Japan's Tourism Troubles Are Being Fuelled By Social Media Assholes

일본에서 2주를 보내고 온 필자가 가장 많이 목격한 건 관광객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든 관광객이었다.

시부야 교차로에서 셀카 영상을 찍느라 퇴근길 일본인들을 막아서는 사람들, 교토의 좁은 골목 한가운데서 멈춰 서서 긴 브이로그를 찍는 무리, 나라의 사슴 공원에서 먹이로 동물을 괴롭히며 숏폼 콘텐츠를 만드는 관광객들. 도톤보리의 돈키호테는 바이럴 된 스킨케어 제품을 찾는 서양인들로 복도마다 막혔고, 러시아 여성 그룹은 교토의 역사적인 계단 위에서 점심시간에 집으로 돌아가려는 현지인들을 팔로 물리적으로 막으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필자는 2007년부터 일본을 방문했지만 2014년 이후 처음 돌아온 2026년의 풍경은 달랐다. 일본 정부가 관광 수익을 늘리려 노력한 결과 2025년에는 4천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왔고, 관광 수입은 이제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큰 '수출' 항목이 됐다. 근데 문제는 관광객 수 자체가 아니었다. 도쿄나 오사카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진짜 문제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만들어낸 바이럴 인센티브 때문에 특정 장소로 메뚜기 떼처럼 몰려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었다. 오하이오에서 온 26세 관광객 Julia Morrow의 말이 모든 걸 설명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멋진 사진을 봤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여기 올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 사진을 못 찍으면, 여행의 의미가 뭐예요?" 뉴욕타임스는 최근 후지산 근처 조용한 시골 마을로 이사한 남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그의 집 앞마당은 이제 매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촬영 명소가 됐다. 근처에서 찍은 후지산 사진이 바이럴 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에어비앤비를 규제했고, 공항 출국세를 3배로 올릴 예정이며, 일부 명소는 외국인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어떤 식당들은 아예 현지인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관광 수익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이런 조치들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필자가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간단하다. 당신이 소셜미디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라. 당신은 누군가의 나라에 초대받은 손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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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RSS/IndieWire

You Won’t Watch John Candy Movies the Same Way After Seeing Colin Hanks’ New Documentary

존 캔디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건 사실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콜린 행크스는 이 점을 정확히 짚는다. "사람들이 '누구누구에 대한 다큐를 만들어야 해'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묻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뭔데? 실제로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건데?" 그냥 비주얼 위키피디아 항목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거다. 빌 머레이가 영화 초반에 존 캔디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나라도 하려고 애쓰는 장면이 이 딜레마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행크스가 찾아낸 답은 캔디의 죽음에 대한 불안이었다. 캔디의 아버지는 그가 다섯 살 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캔디 본인도 빌려온 시간을 살고 있다는 감각을 평생 안고 살았다. 그리고 1994년, 43세의 나이에 아버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행크스 본인도 47세인데 어머니가 49세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제 인생을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걸러내면서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이 다큐를 만들지 말지 고민했던 이유도 흥미롭다. 행크스는 실제로 어렸을 때 캔디를 만났다. 아버지 톰 행크스가 "스플래시"를 찍을 때 세트장에서. "존을 존 캔디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아빠 친구 중 하나였죠." 매컬리 컬킨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캔디는 아이에게도 "당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행크스는 처음에 이 기억들을 그냥 간직하고 싶었다. 굳이 파헤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캔디의 자녀들인 크리스와 젠이 "당신이 유일하게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득했고, 결국 개인적 망설임을 제쳐두고 작업에 뛰어들었다.

영화에서 행크스가 해낸 가장 예리한 작업은 캔디의 영화들을 다시 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위대한 야외활동"에서 캔디가 보트 위에서 아들(크리스 영)에게 가족 반지를 주는 장면. 아들이 "아빠도 할아버지랑 이렇게 시간을 보냈죠?"라고 묻자 캔디가 "그래"라고 대답하는데, 사실 그는 아버지와 그런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 행크스는 말한다. "배우로서 나는 압니다. 내 인생을 보류하고 가족을 떠나 영화를 찍으러 간다면, 거기서 뭔가 가치 있는 걸 찾아야 한다는 걸." 캔디의 딸 젠이 증언하듯, 캔디는 특정한 메시지, 특정한 삶의 방식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역할을 골랐다. 수백 번 본 코미디 장면이 갑자기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 그게 바로 이 다큐가 노린 지점이다. 존 벨루시와 크리스 팔리는 둘 다 33세에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었고 전설이 되었다. 존 캔디는 심장마비로 43세에 죽었지만 같은 방식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행크스는 그 이유를 캔디의 "평범한 사람" 특질에서 찾는다. "모두가 그를 보고 '저 사람, 좋아. 저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라고 생각했어요." 토론토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 영화는, 결국 우리가 왜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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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RSS/IndieWire

Sean Baker Talks Marilyn Monroe (and Norma Jeane) in Excerpt from New Book Celebrating Her Centennial

션 베이커가 마릴린 먼로에 대해 말한다.

정확히는 노마 진과 먼로 사이의 선에 대해. 6월 1일 먼로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출간되는 책 "The Marilyn Monroe Century"에서 베이커는 저자 조슈아 존 밀러(사진작가 브루노 버나드의 손자)와 대화를 나눴다. 버나드는 먼로의 변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하고 기록한 유일한 사진작가였다. 그의 일기와 미공개 네거티브가 이번 책에 처음 공개된다. 밀러가 팜스프링스 라켓 클럽의 폐허를 둘러보며 찾아낸 것들—그곳은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노마 진이 콜롬비아 계약을 잃고 찾아간 주말의 배경이었다. 버나드가 그녀를 에이전트 조니 하이드에게 소개한 바로 그 주말. 하이드는 그녀에게 턱과 코 수술을 권했고, 더 금발이 되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먼로 자신이 그 방향을 원했다는 점이다. 버나드는 그녀의 girl-next-door 이미지를 보존하고 싶어했지만, 먼로는 자신의 섹슈얼리티가 티켓이라고 믿었고 그 서사를 밀어붙였다. 흔히 알려진 피해자 서사와 달리,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매우 의도적이었다.

베이커는 이 지점에서 "Anora"의 마이키 매디슨을 떠올린다. 촬영 내내 그는 매 숏이 무엇을 말하는지, 언제 관음증이 되고 언제 10대 소년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지 자문했다고 한다. 스트립 신을 80년대 모틀리 크루 뮤직비디오처럼 찍기로 한 결정은 의도적이었다—관객이 클라이언트나 관음자의 시선을 경험하도록 만들기 위해. 불편하지만 필요한 선택. 밀러가 묻는다. 라켓 클럽의 투피스 수영복 사진 속 여자가 노마 진으로 보이냐, 먼로의 시작으로 보이냐. 베이커는 첫 컬러 사진 속 다이빙 보드 위 포즈—허리에 손을 얹은—에서 "여기 내가 온다"는 선언을 본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발표하는 에너지. 하이드와 함께 찍은 후반 사진들엔 "나 도착했어"라는 확신이 있다.

버나드의 일기는 그 주말 라켓 클럽에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끌렸다고 기록한다. 여자들은 질투했고 남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사진작가에게 어떻게 찍어야 할지 지시했다. 하지만 버나드가 본 진짜 전쟁은 노마 진 대 먼로였다. 세상을 항해하기 위해 만든 페르소나가 당신을 집어삼킬 때. 애초에 실재하지 않던 사람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때. 밀러는 이걸 "드랙 같은 것"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이 되어야 했던 사람과 화해할 수 없는 무능력—그게 결국 그녀를 파괴했다. 베이커는 100퍼센트 동의한다. 그리고 먼로의 가장 큰 투쟁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싶었던 것이라는 지적에도. 아름다운 여자는 상자 안에 가두고 지성을 무시하는 세상. "아름다우면서 똑똑할 순 없다"는 기대. 베이커는 이 조합이 여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대화는 "The Substance"로 넘어간다. 누군가 그 영화가 설교하는 것을 정확히 행한다고—선정적 욕망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그걸 비판한다고—말했다는 얘기. 베이커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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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RSS/Highsnobiety

I’ve Spent My Whole Life Trying to Dress Like My Mom

엄마 옷장을 뒤지는 건 패션의 기원 이야기다.

Faran Krentcil이 쓴 이 컬럼은 브롱크스 침실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아보카도 그린 벽지 앞에서 낡은 와이드 진과 패치워크 성조기 티셔츠를 입은 여자. 베트남 전쟁 시대엔 "전복적"이라 정학당하고 동시에 *Seventeen* 매거진엔 "예술적"이라 실릴 법한 그 차림. 그게 엄마가 엄마가 되기 전 모습이다. 필자는 평생 그 사진 속 여자를 흉내 내고 있다. AG Jeans와 PacSun 와이드 진을 쌓아두고, 노스캐롤라이나와 보스턴 구석 빈티지 샵에서 그래픽 티를 사 모은다. 이 옷들을 입으면 엄마가 "엄마" 전에 누구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저귀와 과즙 주스박스 이전, 11살 딸을 트롤 인형 얼굴이라 생각하면서도 다섯 시간 맨해튼 통근으로 오디션에 데려가던 때 이전, 104도 열로 응급실에 앉아 "최소한 넌 가운 입고 링거 맞는 Edie Sedgwick 같다"고 농담하던 그 이전. 어느 날 차이나타운 계단을 오르다 고등학생 무리가 필자를 보며 속삭였다. "우리 엄마가 저런 옷 입어." 필자는 Alice & Olivia 벨보텀에 빈티지 Grateful Dead 티, 낡은 Chloé 블레이저 차림이었다. "그럼 너네 애들도 너네 옷 입을 거야." 한 아이가 "진짜 그렇네요"라고 웃었다. Gwyneth Paltrow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기 20대 Y2K 룩이 지금 핀터레스트에 복사되는 걸 보며 "난 20대 때 우리 엄마 60년대 옷을 입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딸 Apple Martin은 지난달 엄마의 1996년 Calvin Klein 드레스를 레드카펫에 입고 나왔다. 순환은 이렇게 작동한다. 입어보지 못한 것, 되어보지 못한 것을 입고 싶은 욕망. 옷을 입는다는 건 누군가를 이해하는 방식이고, 이해한다는 건 사랑과 닮았다. 그 사진 속 여자는 여전히 낯설다. 긴장 풀린 얼굴, 곧은 자세, 염색하지 않은 머리. 건강식품점 버전 Cher 같은 그녀는 필자의 엄마지만 필자의 엄마가 아니다. 필자는 그 여자를 영영 알 수 없고, 그게 가슴 아프다. 지금이라면 ERL 룩북이나 Sofia Coppola 차녀가 찍은 Olivia Rodrigo 앨범 진이 될 법한 사진. 하지만 1970년대 초엔 그냥 주말에 친구와 놀았다는 증거일 뿐이었다. 지금은 다른 증거다. 엄마가 되기 전, 그 사진 속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속했고, 그 자신은 필자보다 훨씬 멋지고 예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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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RSS/IndieWire

‘The Terror: Devil in Silver’ Review: Dan Stevens Battles the Horrors of American Healthcare

# The Terror: Devil in Silver

Dan Stevens가 뿔 달린 악마와 싸우는 이야기인데, 진짜 악마는 따로 있다. 미국 정신병원의 현실을 다룬 'The Terror: Devil in Silver'는 메시지 전달에 전혀 미묘함이 없다. 피 묻은 매트리스를 뒤집으며 "요즘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하는 직원, 형편없는 오트밀을 보며 "숟가락이 음식보다 영양가가 높다"고 비꼬는 환자, 수년간 골칫거리들을 이곳에 버려온 경찰이 뒤늦게 실상을 보고 외치는 "우린 사람들을 돕는 거 아니었어요? 당신들은 자기 자신만 돕고 있잖아"—Victor LaValle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이 6부작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 정신건강 위기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Pepper(Dan Stevens)는 여자친구와 아이를 보호하려다 경찰과 충돌했고, 서류 작업이 귀찮았던 경찰들은 그를 New Hyde Hospital 정신과 병동에 던져버린다. 72시간만 순응하면 나갈 수 있다는 규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바로 그 단순함이 함정이다. 약을 한 번이라도 놓치면—자다가 못 먹어도—비순응 환자가 되고, 비순응 환자는 치료가 더 필요하니 무기한 억류된다. 병원 입장에선 환자가 있어야 예산이 나오니까 좋은 거고, 근데 그 예산은 절대 제대로 된 치료를 하기엔 부족하다. 이 구조적 모순 속에서 Judith Light가 연기하는 Dorry는 남편이 자신을 입원시켰다는 기록을 믿지 못하고, 가나 출신 구조 엔지니어 Coffee(Chinaza Uche)는 25센트 동전을 모아 정부 대표들에게 전화를 걸며 구조를 호소한다.

흥미로운 건 이 시리즈가 환자만큼이나 직원들에게도 공감한다는 점이다. Miss Chris(CCH Pounder)는 신실한 신앙인으로 자기 가족보다 환자들을 돌보는 데 헌신하고, Scotch Tape라는 별명의 간호사는 싸구려 테이프로 병동 전체를 겨우 굴러가게 만든다. Dr. Anand(Aasif Mandvi)조차 악마는 아니다—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문 닫지 말라"는 중간관리자의 임무를 받았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비뚤어진 방법을 개발했을 뿐이다. 결국 진짜 악마는 제도 자체, 책임 구조의 부재, 공감의 부족이다. 근데 이 드라마엔 빨간 피부에 뿔 달린 문자 그대로의 악마도 나온다. 천장이나 벽을 타고 다니며 Pepper를 두들겨 패고 환자들을 위협하는 이 존재는 John Benjamin Hickey가 좀비처럼 섬뜩하게 연기했는데도, 솔직히 점프 스케어만큼 무섭진 않다. 오히려 이 시리즈는 호러 플롯이 끼워진 드라마처럼 느껴진다—Stephen Root, Marin Ireland, Robert Sean Leonard 같은 환상적인 조연들이 캐릭터마다 깊이를 더하고, Pepper의 내적 여정은 복잡해지지만, 'The Terror'라는 타이틀이 비유적으로만 작동하는 건 치명적이다. (완벽했던 1시즌은 진짜 오싹했거든.)

중반부에 Pepper가 탈출을 계획하며 "나가면 진짜 도움을 받을 수 있어"라고 말하자, 오랜 환자가 묻는다. "그래서, 그렇게 할 거야?" 이 질문은 관객에게도 향한다—수사적 질문이 아니라 진짜 질문으로. 정신병원은 초대하고 싶은 곳이 아니다. 아무도 거기 가고 싶지 않고,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 근데 바로 그 무관심 때문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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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SS/Eurogamer

People are buying New York pizza they'll never eat for an Invincible Vs cosmetic

게임 안에서 입는 옷 하나 때문에 실제로 먹지도 못할 피자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액션 격투 게임 Invincible Vs가 뉴욕의 피자 체인 Prince Street Pizza와 협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데, 문제는 이 체인이 뉴욕,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마이애미 같은 주요 도시에만 있다는 거다. 프로모션 메뉴인 "Burger Mart Supreme"—버거에서 영감받아 쇠고기와 피클, 참깨를 얹은 피자—를 한 조각이라도 사면 Mark Grayson 캐릭터 스킨 코드를 준다. 레딧 유저 Sir-Boring은 이 허점을 발견했다. 매장 근처에 살지 않지만 전화로 한 조각을 주문하고 8달러를 지불했더니, 피자는 받지 못하는 대신 DLC 코드 이미지를 받았다고. "그 조각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 그의 말에 커뮤니티는 열광과 당혹을 동시에 표현했다. 솔직히 코스메틱 하나에 8달러라는 가격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실제로 먹지도 못할 음식을 주문하는 이 기묘한 소비 형태는 게임 업계의 협업 마케팅이 만들어낸 예상 밖의 풍경이다.

Eurogamer는 Prince Street Pizza에 실제로 이런 전화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그리고 배달되지 않은 피자 조각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물어본 상태다. 게임은 지난달 출시되어 Steam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작년 프리뷰에서는 "특별한 무언가의 기초"가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근데 결국 사람들이 기억할 건 게임 자체보다 절대 먹지 못할 피자를 사서 스킨을 얻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방식은 늘 새롭다—이번엔 냉장고에도 가지 못한 피자 조각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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