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ing Culture Digest

이브닝 컬처 다이제스트

2026년 5월 8일 금

01 RSS/IndieWire

Watch YouTuber Poppy in a Short Film About the Dangers of AI — from Top AI Filmmakers

AI로 만든 영화로 AI의 위험을 경고한다는 건 어떤 아이러니일까.

감독 폴 트릴로와 유튜버 팝피가 만든 단편 <가장 완벽한 완벽한 사람>은 그 모순을 정면으로 껴안는다. 팝피는 2024년 자신의 유튜브 영상으로 훈련된 AI 언어모델에게 무대 대화를 맡긴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본인 경험이 학습 데이터니까 본인이 말하는 건데, 동시에 본인이 아닌 무언가가 말하는 셈이었다. 트릴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만약 팝스타가 자발적으로 모든 자율성을 AI에게 넘긴다면?

영화 속 팝피는 깨끗한 백색 공간에서 끊임없이 복제되고 교체된다. 조금이라도 기업이 원하는 "완벽함"에서 벗어나면 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떨어져 어두운 더미에 쌓인다. <더 서브스턴스>의 유튜버 버전 같지만 원작 콘셉트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실사 촬영을 기반으로 하되 AI VFX를 감지하기 어렵게 섞었다는 점이다. 재촬영 예산이 없던 트릴로는 AI로 대사를 미세 조정하고 프레임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지웠다. 뭐가 진짜고 뭐가 인공인지 경계를 흐리는 게 바로 이 영화의 테마니까, 제작 방식 자체가 메시지였던 셈이다.

트릴로는 OpenAI의 소라를 대중 공개 전부터 만진 초기 채택자다. 그는 AI를 선악으로 나누는 건 인터넷 전체를 좋다 나쁘다로 재단하는 것만큼 무의미하다고 본다. 하지만 본인도 걱정은 있다. "AI가 문화를 정체시킬 수 있다. 새로운 걸 만드는 대신 똑같은 걸 재탕하고 사람들을 향수와 익숙함에 가두는 것." 할리우드는 AI 없이도 이미 그 길을 달리고 있고, AI는 그걸 가속할 수도 있다. 근데 독립 영화제작자에겐 엄청난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역설적이게도 팝피 팬들은 곧 이 영화의 비주얼 스타일로 자기만의 단편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제작사 페이블 스튜디오의 에드워드 사치는 무한 복제 가능한 팝피를 직접 생성할 기회를 준다. "완벽한" 팝피를 만드는 데 따르는 어두운 결과를 체험하라는 건데, 이게 비판인지 홍보인지 경계는 또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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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SS/Dazed

Is London nightlife ‘so back’?

새벽 1시, 런던 웨스트엔드의 Lost 앞에서 30파운드를 긁었다.

옛 오데온 극장을 개조한 이 클럽은 지난 6개월간 런던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곳이었다. 입구에서 핸드폰은 파우치에 봉인된다. 미로 같은 복도를 헤매다 새벽 5시까지 있었다. 가스파르 노에의 영화가 상영되고, Soho Reading Series가 시 낭독회를 열고, 마크 론슨이 2000년대 후반 셋을 틀었던 이 공간은—6월 초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있지만—아날로그 시대 클럽으로의 시간여행 같았다. "우리는 한 칸짜리 창고에 너무 익숙해졌어요. 그게 접근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라고 클럽 나이트 Opia의 Bambi는 말한다. Lost는 스토리가 있는 밤이다.

헤드라인은 우울하다. 2020년 이후 영국에서 심야 베뉴의 4분의 1 이상이 문을 닫았다. Moth Club은 폐업 위기고, K-Hole은 최근 영업을 종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런던은 "so back"이라는 수군거림으로 가득하다. Gaffe는 Tottenham으로 이전했고, Brixton의 Club Cheek가 생겼으며, 15년 만에 부활한 Palais는 이제 칵테일 바다. 20살 DJ Oluwa MP.4는 파리에서 돌아왔는데 "런던엔 항상 새롭거나 니치한 게 있다"고 말한다. 트랜스 주최 파티 Michelle's Party와 Arize, 불법 파티와 스쿼트 레이브. "사람들은 대화하거나 담배 피우러 나가지 않아요. 춤추고 땀 흘리러 가는 거죠." 숫자 게임 너머의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12월 Ormside Projects에서 열린 The Landing Strip은 더 작았지만 더 상징적이었다. 클럽 중앙에 폴대를 세우고 Klein과 Mica Levi의 밴드 Spresso가 라이브를 했다. 이런 실험—음악적으로, 분위기적으로—은 지금 런던, 특히 'Bermondsey Triangle'에서 일어나고 있다. Venue MOT에서는 새 레즈비언 팝업 The Baroness가 주차장에 실물 크기 풍선 펍을 세웠다. 250명이 다녀갔다. "우스꽝스러운 일이었죠"라고 공동 창립자 Sel Elwen은 말하지만 의도는 진지하다. 템스 남쪽엔 레즈비언 공간이 없다. 풍선은 그 사실에 대한 코멘터리다. 5년에서 10년 전 런던의 퀴어 씬이 정체성 라인을 따라 쪼개졌다면, 지금은 유동성의 부활로 향한다. Riposte, Club Are, Playbody 같은 인기 퀴어 레이브는 당신이 누구인지보다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집중한다.

이건 퀴어 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Post Party는 드릴 아티스트, 인디 밴드, 일렉트로닉을 같은 라인업에 올린다. "집단의 고립은 자기 보호 같은 거예요"라고 창립자 Wolf Gillespie는 말한다. "자기 사람들과 있는 건 강점이지만, 세상이 무서워질 때 함께 모이는 것도 중요해요." 시인이자 뮤지션 James Massiah가 운영하는 Adult Entertainment는 라인업이 다양하고, 보안도 없고, 바닥에 앉아 낭독을 듣는다. 무료다. 최근 Dalston의 Café OTO에서 300명이 3시간 동안 30개 낭독을 들었다. "쾌락주의는 중요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더 의도적인 걸 찾고 있어요. 자신을 잃는 게 아니라 찾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의도는 좋지만 접근성은 다른 문제다. 젊은이의 68%가 경제 상황 때문에 외출을 줄였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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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RSS/Highsnobiety

This Mysterious Brand Is the Future of Good Clothes

패션 씬에 정말 작은 브랜드들이 있고, 그보다 더 작은 브랜드들이 있다.

barbell object는 후자다. 인스타그램은 텅 비어 있고 웹사이트도 없다. 디자이너는 익명을 고집한다. 일본 쇼핑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지 않는 한 발견할 수조차 없는 브랜드. 근데 Highsnobiety 에디터 Jake Silbert는 이걸 찾아냈고, 디자이너와 대화까지 나눴다. 왜냐면 보이는 건 오직 옷뿐이고—그게 정확히 이 브랜드의 요점이니까. 그리고 그 옷이 정말 좋다.

지금이 barbell object를 알아둘 타이밍이다. 마침내 국제 매장에 입점하기 시작했거든. 캐나다 HAVEN이 여름 컬렉션을 판매할 예정이고, 구 Base Store였던 FAVRICS는 2026 가을-겨울 시즌부터 취급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옷이 오래 비밀로 남아 있긴 아까우니까. 이 브랜드는 자원이 부족해서 작은 게 아니라 선택적으로 작다. 1인 브랜드이고, 오직 장인정신에 대한 사랑으로만 움직인다. 각 컬렉션—그들은 "case"라 부른다—은 고전적 실루엣을 재해석한 독특한 워드로브를 선보인다. 작업복 재킷, 탱크탑, 카고 팬츠 같은 익숙한 형태가 맞춤적이고 놀라운 원단으로 다시 태어난다. 스카프용 털실로 만든 지퍼 드라이버 스웨터는 구겨진 듯한 융기된 질감을 갖고, 니트 스웨터는 마감 처리 안 된 극단적으로 넓은 네크라인과 긴 커프스를 달았다—투박한 앞부분과 바로크적 우아함의 뒷부분이 충돌한다. 어두운 중성톤과 부드러운 보석 톤이 부딪히고, 풍성한 컷과 좁은 테이퍼가 맞선다. 고급 천연 섬유와 신중히 선택된 나일론, 폴리아미드가 겨룬다—신축성과 내후성과 내구성을 위해서.

대비와 관습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 옷들은 Margiela의 Hermès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흥분된다. 많은 디자이너가 숭고함을 추구하며 참조하는 그 지점. 극도로 착용 가능하면서도 단일하다. 각 의복에 내장된 레퍼런스에도 불구하고 독특하다. 사실 그 레퍼런스를 잘 알수록 오히려 그 이상함, 그 야생성이 증폭된다. 만약 단순히 기괴하기만 하다면 경외 없는 충격일 뿐이다. 하지만 barbell object의 디자이너는 현실 세계를 예리하게 겨냥한다. 옷은 그것을 입을 몸 없이는 목적이 없으니까. barbell object는 이걸 안다. 모든 좋은 브랜드가 그렇듯. 지역이 같다는 이유로 다른 메이커들을 비교하긴 싫지만—솔직히 그 지역은 강력한 제조 및 소비 기반을 가졌다—barbell object가 Comoli, AURALEE, ssstein 같은 떠오르는 브랜드들을 따라 숭고한 일본 의류 레이블의 최신 물결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다음에 뭐가 올지 궁금하다면—바로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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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RSS/Dazed

How Indian designer Diya Joukani became the coolest girl on the internet

뭄바이의 골목길을 스케이트보드로 가로지르고, 지게차 위에서 포즈를 잡고, 노점상과 수다를 떠는 25살 디자이너 Diya Joukani의 영상을 아직 못 봤다면 당신은 아마 인터넷을 안 하는 사람일 것이다.

Frank Ocean의 "Nights"를 배경으로 흐르는 그녀의 핏 체크 영상은 지난 몇 달간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는 콘텐츠가 됐다. 이유는 명확하다. 전통 인도 자수 기법과 현대 스트리트웨어를 합친 그녀의 디자인—꽃 장식이 달린 배기 반바지, 눈에 띄는 자수가 들어간 민소매 후디—은 확실히 독특하고, 뭄바이의 일상을 날것 그대로 담은 영상은 과도하게 편집되고 필터링된 인스타그램 피드 사이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Joukani는 빈티지 가게에서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퇴사했다. "잠재력 낭비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나는 패션 디자이너가 될 거야'라고 선언했죠.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았어요. 이겨야만 했으니까." 패션을 전공하지 않은 그녀가 첫 작품인 브론즈 가죽 재킷을 만드는 데는 4주가 걸렸지만, 그걸 입고 나간 순간 모든 사람이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그녀의 영상은 이제 하나의 포맷이 됐다. 카자흐스탄, 탄자니아, 베냉에서 비슷한 형식의 로컬 패션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Joukani는 이걸 "교육적이고 문화적으로 풍성한"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보통 인스타그램에 잘 등장하지 않던 세계 곳곳의 삶을 보여주잖아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런 걸 한다는 게 정말 기뻐요." 그녀의 첫 바이럴 이후 삶은 확실히 달라졌다. Rihanna와의 카메오 출연, 메이저 브랜드 콜라보, 그리고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Met Gala 크리에이터 워치 파티 참석까지. 거리를 걸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가온다고 한다. 근데 솔직히 가장 인상적인 건 그녀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사이트에 신작을 올리면 1분 만에 매진된다는 사실이다. "진짜 홍보 안 해요. 아는 사람만 아는 거죠." 그녀는 이제 런웨이, 팝업, 커뮤니티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전부 "사람들에 관한 것"이 될 거라고. A$AP Rocky와 Pharrell을 패션 아이콘으로 꼽고, Frank Ocean을 "세상에서 가장 큰 영감"이라 부르는 이 신디 문화 출신 디자이너는, 결국 자기 도시 뭄바이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인터넷에서 가장 쿨한 여자가 됐다. 그녀가 직접 한 말처럼, "뭄바이는 wild해요. 밖에 나갈 때마다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근데 우리는 이 도시를 꿈의 도시라고 불러요. 여기선 뭐든 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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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RSS/Eurogamer

"The endowment slider did get a lot of attention" - Funcom explains why it made Conan Exiles' private parts even larger

『코난 엑자일』이 8년 만에 무료 업데이트로 그래픽을 대폭 개선했는데,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캐릭터의 "그것"을 더 크게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 게임은 출시 당시부터 전신 누드와 "endowment 슬라이더"(남성 신체 부위 크기 조절)로 유명했는데, 이번 Enhanced 에디션에서는 그 최댓값이 더 올라갔다. Eurogamer가 "중요한 질문"을 던지자 Funcom은 수요일 아침 9시에 예상하지 못한 이메일이긴 하지만 기꺼이 답하겠다며, 이건 "향수를 자극하는 재미있는 고개 끄덕임"이라고 설명했다. 코난의 세계관에 맞는 성인용 서바이벌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 슬라이더가 많은 관심을 받았으니 더 강화한 것이 자연스러웠다는 논리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Steam 동시 접속자가 3만 명까지 치솟으면서 2022년 무료 주간 이후 가장 바쁜 순간을 기록했다. 사막 한가운데 십자가에서 내려와 생존을 시작하는 이 게임의 차별점은 거대한 요새를 공략하는 팀 대 팀 전투인데, 솔직히 지금은 그것보다 "더 커진 그것"으로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 원래 리뷰에서 "Ark와 Rust가 flaccid alpha male이라면 Conan은 cocksure challenger"라고 썼던 Eurogamer도, 코난 엑자일 이야기에는 언제나 willy pun(남성기 말장난)이 따라온다고 인정했다. 누드는 선택 사항이긴 하지만, 이 게임의 정체성은 이미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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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RSS/Eurogamer

Path of Exile 2 aims for a full 1.0 release this year, but not all of the promised character classes will make it

Path of Exile 2가 올해 안에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12월 얼리 액세스로 들어간 지 반년 만이다. 게임 디렉터 조나단 로저스는 11월 뉴질랜드 ExileCon 이후 1.0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말에 나올 0.5.0 패치가 얼리 액세스 마지막 업데이트가 될 거라는 얘기다. "엔드게임이 출시 전에 제대로 만들어야 할 마지막 주요 요소예요. 플레이어들이 새 엔드게임을 좋아한다면 1.0으로 넘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죠." 로저스의 말인데, 솔직히 이 게임의 출시일은 인터뷰할 때마다 미끄러지는 주제였다.

아직 추가해야 할 게 많다. 캠페인 5막과 6막 전체가 빠져 있고, 캐릭터 클래스도 몇 개 남았다. 근데 로저스는 자신 있어 보였다. "5막과 6막 작업을 이제 막 시작한 게 아니에요. 한동안 해왔고 대부분의 환경 작업은 끝났어요. 보스 제작이랑 플레이테스트만 남았죠." 문제는 클래스다. 원래 12개를 계획했지만 이제 그는 1.0에 전부 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8개 클래스가 있고, Path of Exile 1에서 봤던 Marauder, Duelist, Shadow, Templar가 남았을 거로 추정된다. "게임이 완성됐다고 느껴지는 게 중요해요. 한두 개 빠져도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죠. 나중에 추가하면 됩니다." 결국 몇 개 클래스가 1.0에 들어갈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정식 출시 계획을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엔드게임 피드백이다. 이번 패치는 엔드게임에 메이저 퀘스트라인을 더해 구조를 잡고, 아틀라스 월드에 완전히 새로운 지역과 복잡하게 얽힌 메커니즘을 도입한다. 로저스는 5막과 6막은 어둠 속에서도 만들 수 있지만, 엔드게임은 플레이어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막을 추가하는 법을 알아요. 사람들도 우리가 막을 추가하면 좋을 거라고 믿죠. 테스트할 게 없어요. 반면 엔드게임은 우리가 좋을 거라 생각해도 실제로 테스트해야 해요. 거대한 시스템이 기준에 못 미치는 상태로 론칭할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엔드게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받아들여질 때까지 반복 작업을 계속할 거라는 뜻이다. 현재는 얼리 액세스 유료지만 정식 출시되면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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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RSS/Stereogum

Billie Eilish Posts Graphic Slaughterhouse Videos, Responds To Backlash Over Saying You Can’t Love Animals And Eat Meat

빌리 아일리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도축장 영상을 연달아 올렸다.

대부분 인스타그램이 민감 콘텐츠로 표시할 정도로 직접적인 장면들이었고, 그녀는 "그래 계속 나한테 화내. 진짜 좆도 신경 안 써"라고 썼다. 일주일 전 Elle 인터뷰에서 그녀는 고기를 먹는 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고기를 먹을 순 없다고 말했는데, 그 발언에 쏟아진 반발에 대한 답이었던 셈이다. 12살 때부터 비건이었던 그녀는 2024년 앨범 프로모션 당시 Hot Ones와 Chicken Shop Date의 고기 없는 버전을 촬영할 정도로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다. 영상 마지막에 그녀는 이렇게 썼다. "다큐멘터리 몇 개 보고 당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당신이 사랑하는 척하는 지구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영상 좀 봐. 그 영상 보기 힘들었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길. 살아있는 존재를 옹호하고 공감하는 게 논란이 되는 거 진짜 지겹다. 계속 인지부조화와 부정 속에서 살면서 자기가 거짓말 속에 살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 설득해봐."

같은 날 저녁 LA에서 그녀의 3D 콘서트 영화 시사회가 열렸고, 레드카펫에서 배우 냇 울프와 커플로 처음 공개 등장했다. 도축장 영상과 로맨틱한 레드카펫 데뷔가 24시간 안에 동시에 일어난 건 우연이겠지만, 그녀가 자기 신념 앞에서 타이밍이나 분위기 같은 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솔직히 "살아있는 존재를 옹호하는 게 논란"이라는 표현 자체가 이 논쟁의 프레임을 그녀 쪽으로 확 끌어당기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화내는 건 그녀의 채식주의가 아니라 "고기 먹으면 동물 사랑하는 게 아니다"라는 이분법적 선언 때문이다. 근데 그녀 입장에선 그게 정확히 자기가 말하고 싶은 지점인 거고, 불편함을 유발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셈이다. 팬 관리 같은 건 애초에 계산에 없었던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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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RSS/Aftermath

Turning A Big Dial Taht Says "Civilization" On It And Constantly Looking Back At The Audience For Approval Like A Contestant On The Price Is Right

문명 7이 출시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헤매고 있다.

Take-Two CEO가 직접 "우리가 틀렸다"고 인정하면서 판매 부진을 시인한 상황. 흥미로운 건 그가 진단한 원인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너무 멀리 갔다"는 거였는데, Aftermath 필자 Luke Plunkett은 정반대로 본다. 문제는 너무 멀리 간 게 아니라, 잘못된 팬들의 목소리만 듣고 있다는 것. 레딧과 포럼에 사는 하드코어 유저들 말이다. Firaxis는 지난 10년간 온라인에서 가장 시끄러운 플레이어들에게 귀 기울였지 정작 수백만 명의 조용한 팬들이 왜 문명을 즐기는지는 놓쳤다는 분석이다.

문명 7은 출시 이후 대대적인 업데이트로 문명 교체나 시대 구분 같은 새 시스템을 토글하거나 우회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상 문명 6으로 회귀하는 셈인데, 근데 이게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새 시스템이 별로였던 건 맞다. 문명을 시대마다 바꾸는 건 게임의 일관성을 망가뜨리고, 시대 구분은 역사의 흐름을 이상한 병목으로 끊어놓는다. 하지만 정말 깊은 문제는 업데이트로 못 고치는 곳에 있다. 도시 건설 메타에 대한 집착이 대표적이다. 인접 보너스 계산에 몰두하는 게 일부 매니아에겐 재밌겠지만, 캐주얼 유저들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멋진 건물 짓고 유닛 움직이는 게 더 즐겁다. 솔직히 문명 4나 경쟁작 Old World를 보면 게임 세계가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드는데, 문명 7은 보드게임처럼 보인다. 외교도 최악이다. 문명 5의 아이코닉한 AI 리더들은 감정이 넘쳤고 수시로 들러서 칭찬하거나 괴롭혔는데, 7에서는 밋밋한 거래 시스템으로 전락했다. 문명 게임의 재미는 AI와 만들어가는 라이벌 관계인데 이게 빠지니 생기가 없다.

필자는 "그냥 문명 5 리메이크 하라"는 게 아니다. 큰 시도를 한 건 존중한다. 근데 그게 안 먹혔고, 모든 걸 되돌리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다. 문명 7의 가장 큰 문제들은 게임 디자인의 근간이었고 대부분 문명 6에서 이어받은 거다. Firaxis가 그걸 게임의 기반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명 8이 제대로 하려면 사람들이 정말 사랑하는 게 뭔지 기억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가장 하드코어한 팬들이 말하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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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RSS/Aftermath

Thank God, They’re Properly Re-Releasing The Devils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켄 러셀의 《더 데블스》가 제대로 돌아온다

영화 보존을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켄 러셀의 《더 데블스》는 일종의 백경(白鯨)이었다. 감독 의도대로의 완전한 형태로는 영영 볼 수 없을 거라 체념했던 걸작. 근데 이제 워너브라더스 클락워크 레이블이 오리지널 카메라 네거티브를 4K 복원해서 5월 칸 영화제에 내놓고, 10월엔 미국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50년이 넘어서야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관객을 만나는 셈이다.

켄 러셀이 누군가 싶으면, 이 사람은 정말 제대로 된 괴짜였다. 《연애중인 여인들》로 금기를 깨고, 《얼터드 스테이츠》로 사이키델릭을 찍고, 《리스토마니아》에선 링고 스타를 교황으로 캐스팅해서 리스트의 거대한 거품 성기가 단두대로 잘리는 꿈 시퀀스를 만든 감독이다. 그의 최고작이 뭐냐고 묻는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1971년작 《더 데블스》다. 이 영화는 너무 타락했고, 너무 성적이고, 너무 폭력적이고, 너무 신성모독적이어서 바티칸의 규탄을 받았고, 비평가들에게 두들겨 맞았고, 여러 나라에서 상영 금지됐다. 올리버 리드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7세기 실존 사제 위르뱅 그랑디에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과장과 스펙터클과 금기 파괴에 집중한다. 수녀들이 예수상을 강간하는 장면, 일명 "The Rape of Christ"는 개봉 전부터 잘려나갔다. 이후 이 영화는 TV, 극장, 홈 비디오 등 여러 형태로 나왔는데 어떤 게 어떻게 검열됐는지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 정도다. 가장 고화질 홈 릴리즈는 2012년 BFI가 낸 DVD였고, 그것조차 영국 검열판이었다. 많은 영화 덕후들이 그 디스크나 립 파일을 목숨처럼 끌어안고 살아왔다.

《더 데블스》는 단순히 선정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경이로운 영화다. 특히 세트 디자인이 압도적인데, 이걸 만든 사람이 다름 아닌 데릭 자만이다. 후에 《세바스티안》, 《템페스트》, 《카라바조》로 퀴어 시네마의 전설이 되는 그 자만. 《더 데블스》를 보다 보면 자만의 후기작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 회화적 구도들, 그 대담한 색채들. 솔직히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지금까지 제대로 된 HD로 못 봤다는 게 말이 되나 싶다. 이제야 제대로 된 복원본이 나온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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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SS/Eurogamer

Star Fox's original artist reckons Fox McCloud's design is better in The Super Mario Galaxy Movie than it is in the Switch 2 game

스타폭스의 원작 캐릭터 디자이너가 자기 손을 떠난 리메이크를 보고 솔직한 소감을 내놨다.

타카야 이마무라는 1990년대 스타폭스 시리즈의 의인화된 동물 캐릭터들을 디자인한 닌텐도의 전설적 아트 디렉터다. 캡틴 팔콘이나 젤다의 팅글도 그의 작품이고, 폭스 맥클라우드를 디자인할 때는 미야모토 시게루를 모델로 삼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지난밤 공개된 스위치 2용 스타폭스 64 리메이크에 대해, 그는 처음엔 "자랑스럽다"며 미야모토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새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내가 감독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군요"라고 답했다. 컨셉 자체는 좋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이어진 발언이 핵심이었다. 그는 리메이크의 폭스가 "나름대로 괜찮고" "명확한 방향성"을 가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루미네이션이 슈퍼 마리오 갤럭시 무비에서 보여준 폭스 디자인이 더 낫다고 말했다. "영화 버전을 선호합니다"라는 그의 답변은 간결했지만 무게가 있었다.

논란은 이미 시작됐다. 새 스타폭스의 캐릭터 디자인은 발표 직후부터 양극화된 반응을 받고 있다. 팔코의 얼굴이 "너무 인간 같다"는 의견부터 "스타폭스 캐릭터에 대한 이 초현실적 접근이 싫다"는 직설적 비판까지 쏟아진다. 근데 디자인 논쟁 너머에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왜 또 같은 게임을 리메이크하냐는 것. 한 트위터 유저는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스토리를 네 번째 리메이크하는 프랜차이즈"라고 꼬집었다. 스타폭스 64는 이제 브리핑 형식의 새 컷신과 멀티플레이어 요소를 추가해 6월 25일 출시 예정이다. 원작자의 선호가 외부 영화 스튜디오 쪽에 있다는 사실은, 닌텐도가 자사 IP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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