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ing Culture Digest

이브닝 컬처 다이제스트

2026년 5월 14일 목

01 RSS/IndieWire

The Industry Doesn’t Owe You a Career

영화 일은 당신에게 빚진 게 없다.

유타의 한 필름스쿨 졸업생이 지역 영화인 디렉토리에 이메일을 돌렸다. "저는 최근 졸업생이며, 영화와 TV를 연출하는 대가로 연봉 최소 4만 달러를 기대합니다." 그 메일은 몇 주 동안 포워딩됐다. 잔인해서가 아니라 당혹스러워서. 프로듀서 대런 스미스는 이 일화로 자신의 다섯 번째 칼럼을 연다. 커리어를 원하는 건 잘못이 아니지만, 누가 그걸 빚졌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시장은 열정이나 희생이 아니라 결과에 보상한다는, 듣기 싫지만 명백한 진실을 그는 던진다.

스미스 자신도 2017년에 그 진실과 정면충돌했다. 공동 창업한 제작사를 떠나 독립 프로듀서로 나섰지만 그해 수입은 3만 5천 달러, 세 아이 아빠에게는 재앙이었다. 사업을 유지하려고 개인적으로 1만 5천 달러 빚을 더 졌다. 친구의 배려로 두 달간 건설 현장 일을 했다. 그때 칼 뉴포트의 "So Good They Can't Ignore You"를 다시 집어 들었다. 2015년에 한 번 읽었지만 그냥 지나쳤던 책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열정을 쫓지 말고 장인의 마음가짐으로 전환하라는 메시지가, 그러니까 사랑이 아니라 결과의 가치로 무시당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지라는 명제가 뼛속까지 들어왔다. 스티브 마틴이 찰리 로즈 쇼에서 한 말이 책 제목의 출처다. "젊은이들에게 뭐라고 조언하세요?" "너무 잘해서 무시당할 수 없게 돼라(be so good they can't ignore you)."

그 전환은 조용히, 1년에 걸쳐 일어났다. 2018년 그는 리얼리티 쇼 "Relative Race"의 시니어 프로듀서로 고용됐고, 2020년까지 네 시즌을 작업했다. 동시에 매일 SNS에 작업 과정을 올렸다. 팔로워는 천 명도 안 됐지만 중요한 건 도달 범위가 아니라 공개 반복 훈련이었다. 두 번째 영화 촬영 중에는 매일 흑백 스틸컷 한 장씩을 올렸다. 촬영이 끝날 무렵 한 감독이 연락을 해왔다. 매일 포스트를 지켜봤고, 자기 차기작을 프로듀싱해 달라고. 2021년 에이미 레드포드의 "What Comes Around"를 프로듀싱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갔고 IFC Films가 사갔다. 첫 장편 프로듀싱까지 12년 걸렸지만, 그 다음 3년간 네 편을 만들었다. 2024년엔 자체 배급으로 400개 이상 스크린에 올렸다.

솔직히 이건 운이나 인맥 얘기가 아니다. 스미스는 자신이 만드는 가치의 증거를 실시간으로 쌓았고,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게 가시화했다. 원칙은 간단하다. 너무 잘해서 무시당할 수 없게 돼라. 실천은 그보다 조금 더 길다. 결과를 만들고, 그 결과를 보이게 하고, 그걸 원하는 사람이 알아보고, 다시 만들고. "그들(they)"의 범위는 점점 넓어진다. 마법이 아니라 복리다. 그는 지금 "Brotherhood - A Cinematic Musical" 제작 막바지에 있고, 다음 칼럼들에서 자신의 "영화 프레임워크"를 풀어놓겠다고 예고한다. 개발, 검증, 자본, 크루, 배급, 관객. 안에서 본 건축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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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SS/Eurogamer

As smash success Crimson Desert boosts Pearl Abyss revenue by a whopping 419%, company confirms it's thinking about DLC

3월에 출시된 크림슨 데저트가 펄어비스의 1분기 실적을 완전히 뒤바꿨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수익이 419% 증가했다는 건 단순히 '잘됐다'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 전체 수익 구조가 한순간에 재편됐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3,285억 원(약 2억 2천만 달러)의 영업수익 중 영업이익이 2,121억 원에 달했다. 흥미로운 건 이 성공의 지리적 분포인데, 북미와 유럽이 전체 수익 증가의 81%를 차지했다. 크림슨 데저트 판매량의 80% 이상이 이 두 지역에서 나왔고, PC와 콘솔 판매 비중도 정확히 50:50으로 나뉘었다. 한국 개발사가 만든 싱글플레이 AAA 게임이 서구 시장에서 이렇게 균형 잡힌 성과를 낸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펄어비스는 이제 DLC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싱글플레이 프리미엄 게임의 특성상 크림슨 데저트 매출이 점차 둔화될 거라는 걸 회사도 알고 있다. 그래서 2~3년마다 신작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개발 중인 도깨비플랜 8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근데 솔직히 DLC 얘기가 나온 건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이 정도 규모의 성공 앞에서 IP를 그냥 놔둘 회사는 없으니까. 블랙 데저트는 PC 신규 클라이언트와 모바일 리마스터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결국 지금 펄어비스의 내러티브는 크림슨 데저트가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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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RSS/Aftermath

The Michael Jackson Movie Wants To Sell You A Smaller, Meaner World

2026년 안토인 푸콰 감독의 영화 '마이클'은 지금 올해 네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블록버스터다.

마이클 잭슨의 1988년까지 경력을 다룬 이 전기 영화는 기술적으로 평범한 작품이지만, 그 뒤에 숨은 프로젝트는 평범하지 않다. 제작 중반 1993년 아동 성학대 소송 관련 장면이 합의 조항 위반으로 밝혀져 잭슨 재단 돈으로 대규모 재촬영을 했고, 2019년 다큐 '리빙 네버랜드'는 재단과의 합의로 더 이상 볼 수 없다. 소니 뮤직 측 변호사 제임스 사마타로는 할리우드 리포터에 이렇게 말했다. "공인 전기 영화가 진실을 전달하길 기대하는 건 역학을 오해한 것이다. 재단이 문지기고, 영화는 카탈로그 활성화 전략이다. 관객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보내 백 카탈로그를 재발견하게 만드는 2시간짜리 광고다." 솔직히 이보다 명확한 고백이 있을까.

영화 속 가장 노골적인 장면은 MTV 송출 협상 신이다. 실제로는 CBS 레코드 사장 월터 예트니코프가 MTV의 인종 차별적 편성에 맞서 '빌리 진' 뮤직비디오를 틀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화는 다르게 그린다. 잭슨의 매니저 존 브랑카(현실에선 잭슨 재단 공동 집행자이자 이 영화 프로듀서)가 예트니코프를 압박해 전화 한 통으로 역사를 바꾸는 모습으로 각색했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연기한 예트니코프는 땀 흘리며 쩔쩔매고, 브랑카는 냉정하게 권력을 휘두른다. 영화는 계속 잭슨의 순수함을 강조한다. 어린 마이클이 동물들과 교감하고 피터 팬을 읽으며 병원 아이들을 위로하는 장면들. 근데 결국 이 영화가 제안하는 거래는 이거다. 악명으로 줄어든 권력을 재단과 변호사들과 스튜디오에게 돌려주면, 당신도 뭔가 얻는다. 외면할 핑계, 좋았던 시절을 기억할 이유, 속편 기대감, 몇 년간 크게 틀기 망설였던 정말 좋은 음악을 공개적으로 즐길 명분.

이건 단순한 미화가 아니다. 우술라 K. 르 귄이 '밤의 언어'에서 쓴 것처럼 우리는 소설을 읽어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낸다. '소셜 네트워크'는 끔찍한 인물이 디지털 혁명을 일으킨 진실과 씨름했지만, '마이클'은 D.W.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처럼 합성을 거부한다.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훨씬 비열한 것으로 제한한다. 명성 기계에 연료를 공급할 원자재, 문워크의 무비판적 숭배자. 사후 앨범들, 2009년 콘서트 다큐, 2013년부터 계속된 태양의 서커스 공연, 브로드웨이 히트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리빙 네버랜드' 삭제까지. 한 사람을 콘텐츠로 갈아내는 장기 프로젝트의 정점이다. 스파이크 리 같은 거장이 혐의는 무관하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이 영화는 지우기 위해 동원된 작품이 된다.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어떤 이야기는 당신을 제자리에 앉히려고만 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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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RSS/Aftermath

Nobody Needs To Know What An Analyst Thinks About A Singleplayer Video Game's Sales. Nobody!

싱글플레이어 게임의 판매량이나 플레이어 수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게 이상하다는 건 알겠는데, 정작 그걸 보도하는 게임 매체들은 왜 멈추지 못하는 걸까.

Aftermath의 Luke Plunkett이 Eurogamer의 Saros 관련 보도를 예시로 들며 날을 세웠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Housemarque가 손익분기점을 넘기 힘들 것이라 우려한다"는 식의 헤드라인이 대체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는 거다. Eurogamer는 투자 전문지가 아니라 게이머를 위한 매체인데, 독자는 투자자도 아니고 소니나 Housemarque 직원도 아닌데 왜 이 게임의 장기 재무 전망 따위를 신경 써야 하냐는 질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필요 없고 혼자 즐기면 그만인 싱글플레이어 게임이라면, 당신이 그걸 재밌게 했는지 아닌지가 유일한 관심사여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근데 솔직히 이런 기사는 계속 나온다.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는 원래 퍼블리셔나 투자자를 향한 건데, 일반 독자가 그걸 접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 게임 흥행 실패래" 같은 정보는 실제 플레이 경험과 아무 상관 없는데도 머릿속에 박혀서 부정적 편견을 만든다. Plunkett은 이걸 "당신을 위한 정보가 아닌데 짊어질 필요 없는 짐"이라고 표현했다. 라이브 서비스에 중독된 듯한 사고방식이 싱글플레이어 게임에까지 침투한 셈인데, 결국 매체도 독자도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Housemarque 좋아하고 Saros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다. 출시 2주 만에 손익분기 걱정하는 건 당신 몫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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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RSS/Aftermath

Some Filler Is Good Shit, Actually

온라인에서 "필러"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쓰이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더 보이즈》나 《인빈서블》에서 자기 취향에 안 맞는 에피소드만 나오면 필러라고 부른다. LARP가 "허세 부리는 놈"이라는 뜻으로 변질된 것처럼, 필러도 그냥 "재미없는 회"의 동의어가 돼버렸다. 근데 솔직히 이건 좀 억울하다. 애니메이션에서 필러가 원래 뭘 의미했는지 생각하면, 이 단어는 나쁜 에피소드의 대명사가 아니라 캐릭터를 더 깊이 알게 해주는 숨통 같은 존재였으니까.

진짜 필러의 정의는 간단하다. 만화 원작이 진행 중일 때 애니메이션이 너무 빨리 따라잡지 않도록 제작진이 창작한 오리지널 스토리다. 《블리치》, 《나루토》, 《원피스》 같은 빅3 시절엔 필러 시즌 전체가 존재했다. 《블리치》의 뱀파이어 편이나 《나루토》의 어정쩡한 사스케 이별 프리퀄처럼 정말 형편없는 것들도 있었다. 그래서 수백 시간의 필러를 잘라낸 팬메이드 재편집본과 포럼 가이드가 생겨난 거고. 요즘은 계절별 12화 또는 25화 체제로 바뀌면서 필러 시즌은 사라졌지만, 필러에 대한 편견은 그대로 남았다. 원작과 한 컷이라도 다르면 사람들은 "필러"라며 폄하한다.

하지만 Isaiah Colbert는 필러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좋은 필러는 내러티브 놀이터다. 캐릭터 관계를 확장하고, 세계관에 질감을 더하고, 싸움과 고함 사이에 휴식을 준다. 그가 꼽은 명작 필러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원피스》의 G-8 아크는 해군 요새에 갇힌 밀짚모자 일당이 위장 잠입해 탈출하는 11화짜리 이야기인데, 코미디도 훌륭하지만 해군을 주인공 시점으로 그리면서 오다 에이이치로의 정치적 세계관—정의는 하나가 아니라는—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블리치》 342화 "Thank You"는 이치고와 루키아가 빙상 데이트를 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는 필러인데, 만화에서는 몇 페이지로 끝난 장면을 확장해 진짜 이별의 슬픔을 느끼게 한다(필자는 고등학생 때 이 에피소드를 구글 플레이에서 돈 주고 샀다고 고백한다). 《나루토 질풍전》 241화는 카카시와 가이가 재건된 나뭇잎 마을을 가로질러 발 경주를 하는 에피소드다. 원작에서는 대사로만 언급되던 두 사람의 라이벌 기록이 마침내 화면에 등장한 순간이다. 《드래곤볼 Z》 125화에서는 손오공과 피콜로가 치치의 성화에 못 이겨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한다.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두 사람이 계곡에 갇힌 버스를 구출하면서 대재앙급 전투 말고 지구인을 직접 돕는 드문 순간이 된다.

결국 이야기는 레이스가 아니다. 한 사건에서 다음 사건으로 질주하는 게 능사가 아니란 얘기다. 필러 에피소드는 빈 공간이 아니라 텍스처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더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원작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코를 막을 이유가 없다. 물론 나쁜 필러도 있다. 하지만 원작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탈을 싫어하는 건 꽤 재미없는 TV 시청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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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RSS/Highsnobiety

20 Years After Santal 33, Does Le Labo Still Smell Like Cool?

2006년 Le Labo가 뉴욕에서 시작됐을 때, 창업자들은 W Magazine 뷰티 에디터의 결혼 파티를 위해 Santal 26 캔들을 선물로 만들어줬다.

패션계 하객들이 그 향을 다시 사려고 매장을 찾았고, Gramercy Park Hotel이 로비용 커스텀 캔들을 주문하면서 입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착용 가능한 버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조향사 Frank Volkl과 함께 캔들 버전보다 일곱 가지 재료를 더 넣은 eau de parfum을 만들었다. 그게 Santal 33이다. 2011년부터 뉴욕은 특정한 방식으로 같은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1Hotels, The Edition 호텔, 그리고 올해부터는 모든 Equinox 락커룸까지. 최초의, 혹은 적어도 가장 유명한 향수 밈이 됐고, 노래로도 만들어졌으며, "Le Labo에서 엿들은 대화들"을 모으는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생겼다.

Le Labo의 미학은 2010년대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빈티지 가구, 에디슨 전구, 지하철 타일. 백화점 카운터보다 덜 위압적이었고, 젠더리스 향수를 접근 가능하고 모던하게 느끼게 했다. 구매한 모든 병은 현장에서 채워지고 커스텀 라벨이 붙었다. 발렌시아 필터 인스타그램 시대에 사람들은 그걸 미친 듯이 좋아했다. Johnny Depp가 AI 산 사자와 함께 사막을 걷는 Dior Sauvage 광고 같은 건 없었다. Le Labo의 매력은 눈앞에서 블렌딩되고 병에 담기는 고품질 원료에 있었다. 그리고 물론 IYKYK 분위기는 얼리어답터들에게 캣닢 같았다. 50mL에 240달러짜리 향수들은 복잡하지 않게 블렌딩된 원료에 집중한 모던하고 절제된 프로필을 제공했다. Santal 33은 많은 향수 애호가들이 "skin scent"라고 부르는 것, 몸에 가깝게 착용되는 향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Le Labo의 전설은 특정한 타입으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이 향수가 어떤 냄새냐고 물으면, 그들은 향 자체보다는 사람을 묘사한다. 일본 데님만 입는 동료, Raya에서 만난 "라이프 코치"가 더치페이를 요구한 뒤 잠수 탄 이야기. 그래픽 디자이너 Asia는 Thé Noir를 뿌린 전 썸남을 기억한다. "earthy하고 musky했다. 그의 아파트에 처음 갔을 때 그 향의 벽에 부딪혔다." 그녀는 덧붙인다. "겉보기엔 인생이 정돈된 남자 냄새였다. 주말에 볼더링하고 픽시를 타서 핏하고, 고소득 직업이 있지만 너무 작은 아파트에 과도한 집세를 내는 사람." 트렌드는 그것을 입는 사람의 타입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바로 죽지는 않지만,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진정한 개인 취향의 표현이 아니라 대중 시장 편승의 신호가 됐다. Estée Lauder가 2014년 6천만 달러에 Le Labo를 인수하고 공격적으로 글로벌 매장을 확장한 것도 도움이 안 됐다. 창업자들 자신도 단점을 인정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발견한 Santal 33 같은 특별한 향을 한동안 뿌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 향을 맡기 시작하면, 정체성의 일부를 빼앗긴 것처럼 느껴진다"고 Penot은 2020년 Vogue에 말했다.

요즘 Elizabeth Street의 태국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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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RSS/Eurogamer

"I can only tip my hat to those guys" - BioShock creator Ken Levine praises Baldur's Gate 3 amid fresh talk about his ambitious plans for next game Judas

BioShock 만든 켄 레빈이 IGN 인터뷰에서 발두르스 게이트 3 칭찬하면서 자기 신작 Judas 얘기를 꽤 길게 풀었다.

그가 보기엔 BG3의 진짜 성취는 기술적 난제가 아니라 "10억 갈래로 뻗은 분기 구조를 관리하고 생각해낸" 엔지니어링과 기획의 승리다. "모자를 벗어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라리안이 해낸 게 대단하다는 건데, 솔직히 그 말엔 자기 변명도 섞여 있다. Judas도 비슷한 방식으로—그가 몇 년째 말해온 "내러티브 레고" 개념으로—플레이어 행동에 반응하는 조합 조건들을 짜맞추는 중이고, 그게 CPU가 아니라 "우리 쪽 작업량"을 먹는다는 거다. 2022년 공개 이후 거의 잠수 탄 게임인데, 작년에 "아직 만들고 있다"고 확인한 게 전부였으니 이번 인터뷰는 꽤 많은 걸 던진 셈이다. 그는 울트라 리얼리즘이 "수익 체감" 구간에 들어섰다고 보고, "적절한 아트 디렉터만 있으면 기술 최첨단일 필요 없다"며 BioShock을 예시로 들었다. Judas 스크린샷 보면 실제로 그 철학이 반영된 게 보인다—렌더링 기법은 발전했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레빈표 아트 디렉션이다. 결국 이 인터뷰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인 동시에, BG3 같은 성공 사례를 빌려 자기 야심을 정당화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PC, PS5, Xbox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데 출시일은 여전히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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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RSS/Blackbird Spyplane

Connoisseurs vs. con men

Blackbird Spyplane이 "Fabricateuralist"라는 인스타 리뷰어를 해부한다.

옷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익명의 남자는 표준화된 체크리스트로 셔츠를 평가하는데, 인치당 스티치 수(S.P.I.), 버튼 생크, 스플릿 요크, 사이드 거싯 같은 걸 센다. 현미경으로 찍은 영상까지 곁들이면서. 근데 문제는 당신이 사랑하는 셔츠 세 벌 중 최소한 하나는 이 기준들을 전혀 충족 안 한다는 것. 그래도 당신은 그 셔츠를 입고 행복했다. 핏, 실루엣, 촉감, 드레이프 같은 건 그의 공식에 없다. 주관과 객관의 경계가 흐려지니까. 대신 그는 "모든 디테일은 돈이 든다"며 시각적 노동의 흔적만 센다. 로커 루프나 대조 커프스를 디자인적 절제로 볼 수도 있는데, 그에겐 그냥 추가 공정이라 가치 플러스. 더 이상한 건 그가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지도 않는다는 것. 르메르 바지의 벨트 루프를 허리밴드에 안 집어넣었다고 까댔는데, 디자이너 Antonio Ciongoli가 "그거 할리우드 웨이스트라 집어넣을 데가 없다"고 댓글 남기자 영상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한 베테랑 패턴메이커는 겨드랑이 솔기 정렬이 어긋난 게 오히려 고급 작업의 증거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이드 솔기를 먼저 봉제한 뒤 소매를 세팅하는 게 기술적으로 더 어렵거든.

근데 이 사람이 인스타 8만 6천, 틱톡 7만 3천 팔로워를 거느린 데는 이유가 있다. Blackbird Spyplane은 세 가지 현상을 짚는다. 첫째, 옷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비싼 옷이 사기라고 믿고 싶어한다. 500달러 셔츠가 "실제론 그 값 안 한다"는 증거가 그들의 편견을 확증해준다. 둘째, 전문성이 위기다. 알고리즘은 잘 포장된 전문성의 퍼포먼스에 보상한다. 폰으로 녹화 버튼 누르고 AI로 요약한 반쪽짜리 리서치 읊으면 조회수가 나온다. The Cut이 3월에 "오라리는 그 값어치를 하나?"라는 기사를 내면서 Fabricateuralist의 기준들을 그대로 썼다. 스티치 밀도, 사이드 거싯, 버튼 생크, 겨드랑이 솔기 정렬 체크하면서. 셋째, 가장 흥미로운 건 이거다. 매혹적인 옷은 비물질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브랜드 후광, 노스탤지어, 지위 신호 같은. 사람들은 이런 비물질에 웃돈 내는 걸 괜찮아하지만, 오직 비물질에만 돈 내고 싶진 않다. 그러면 감식안에서 호구로 전락하니까. 그들은 비물질적 매력이 물질적 탁월함과 공존하길 원한다. 더 복잡한 건 좋은 장인정신이 실제로 핏, 드레이프, 내구성 같은 관찰 가능한 효과를 낸다는 것. 근데 동시에 "의도성"의 아우라, "우아함"의 외양 같은... 또 다른 비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기호의 정글을 칼로 베고 나가겠다는 사람은 팔로워를 얻을 수밖에.

필자는 토론토 브랜드 Henry's의 Keith Henry에게 전화한다. 자수성가한 디자이너이자 패턴메이커이자 재봉사인 그는 Comoli, Margaret Howell, Evan Kinori 같은 톱티어 라인의 기법을 추적한다. Keith가 말한다. 높은 S.P.I.는 "기술과 정성의 수준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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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RSS/Highsnobiety

Old People Make Everything Look Cooler

Beautiful People과 New Era의 협업 캠페인 사진 두 장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한쪽엔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 낀 노신사가 신문을 읽고, 다른 쪽엔 페이퍼백 든 잘생긴 젊은 모델이 서 있다. 모자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프린스의 별명을 활용한 슬로건, 작은 사람들 자수, 나쁘지 않은 컬러. 근데 솔직히 기억에 남는 건 그 노신사 쪽이다. 젊은 모델은 얼굴도 안 보이지만 어쨌든 기억에 안 남는다. 반면 노인은 그냥 존재만으로 쿨해 보인다.

패션 브랜드가 시니어 모델을 쓸 때마다 찬사가 쏟아지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노인들의 유니폼이 좋은 옷의 기준을 만들어왔고, 결국 그들이 입으면 모든 게 더 멋져 보인다는 걸 모두가 안다. 과학이라기보단 현실이다. 옷이든 차든 사람이든, 삶이 배어 있으면 더 나아 보인다는 것. 젊은이들에겐 없는 여유로움이 거기 있다. 자신감은 나이와 함께 온다고들 하니까. 소셜미디어가 주름과 흰 머리를 부끄러워하라고 가르친 건 말이 안 된다. 완벽하고 흠 없는 것—그게 오히려 추한 단어들이다. 나이는 삶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증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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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SS/Stereogum

Billie Eilish Approves Of Phones At Concerts: “I Would Film Every Single Minute”

빌리 아일리시가 콘서트 영상 촬영을 옹호하고 나섰다.

자신의 3D 콘서트 영화 프로모션 중에 나온 발언인데, 피비 브리저스가 현재 노폰 공연을 진행 중인 시점이라 타이밍이 묘하다. 아일리시는 NME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콘서트 가면 매 순간을 다 찍을 것"이라며, 자신은 그렇게 찍은 영상을 관중 소리까지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본다고 했다. "우리 세대와 그 아래 세대는 모든 걸 촬영하는 걸 좋아한다. 클라우트(영향력)를 위해서든 뭐든, 그게 뭐 어때서?"라는 식이다.

흥미로운 건 이 콘서트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의 반응이다. 2014년에 콘서트 중 디바이스 사용을 비판했던 그는, 이번엔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그냥 거기 있어. 폰 내려놓고 현장에 있어"라는 마음이었지만, 팬들이 여행이나 돈 문제로 오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영상을 찍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 아일리시 본인도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면을 인정하면서도, "인터넷이 없었으면 내 커리어도, 팬들도, 이 연결도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결국 수천 명이 폰을 들고 있는 콘서트 장면이 무한 반복되는 3D 영화 속 풍경이, 그녀에겐 현대 문화의 자연스러운 일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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