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ing Culture Digest

이브닝 컬처 다이제스트

2026년 5월 17일 일

01 RSS/IndieWire

Asghar Farhadi Lives in Iran, but Won’t Make Movies There

아스가르 파르하디가 테헤란에 산다.

가족과 함께 그곳에 살지만, 더 이상 그곳에서 영화를 찍지 않는다. "허가를 받아야 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없는 한" 이란에서는 작업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두 차례 오스카를 받은 감독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계속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자국에서, 자기 언어로, 익숙한 사회를 배경으로 작업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면—새로운 언어와 낯선 맥락 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도전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다섯 번째로 초청된 신작 "Parallel Tales"는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십계" 여섯 번째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다룬 이야기. 원작 리메이크가 아니라 그 '껍데기'를 빌려 자신만의 서사를 채워 넣은 방식이다. 파르하디는 키에슬로프스키의 고독한 여성 캐릭터(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와 망원경 너머 이미지만으로 판타지를 키우는 관음증적 시선에 주목했다. 거기에 사운드를 더했다—등장인물들을 폴리 아티스트로 설정해서 소리와 침묵의 대비를 극대화한 것. 그의 기존 네오리얼리즘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에 가까워진다. "이야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을 뿐"이라는 그의 말처럼.

영화는 서사의 힘과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다룬다. 소셜미디어 시대, 우리는 모두 타인의 삶을 엿보며 단편적 이미지로 전체를 안다고 착각한다. 파르하디는 "딸들이 요즘 내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영화 속 표절 모티프는 그가 실제로 겪은 "A Hero" 표절 소송(결국 무죄 판결)의 무의식적 반영일 수도 있다. 키에슬로프스키 프로젝트 제안이 그 사건보다 먼저였지만, 창작자로서 겪은 경험이 스며든 건 분명해 보인다. 이란 밖에서 이란 영화를 만들 가능성을 묻자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문제없다"며 "아마도"라고 답했다. 테헤란에 사는 감독이 터키나 조지아에서 이란을 재구성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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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SS/IndieWire

‘Paper Tiger’ Review: Adam Driver Gives a Career-Best Performance in James Gray’s Devastating Tragedy

제임스 그레이가 1986년 노동절 주말의 퀸스를 무대로 형제의 비극을 그렸다.

컨트리 클럽 수영장에서 유대계 가족들이 연회비 본전을 뽑으려 북적이던 그 시절, 메츠는 두 달 뒤 월드시리즈를 들어올릴 예정이었고—팀 역사상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을. 엔지니어 어윈(마일스 텔러)은 그걸 모른다. 지금이 자기 인생의 황금기라는 것도, 이게 정점이라는 것도. 그가 아는 건 형 게리(애덤 드라이버)가 파란색 벤츠를 타고 도시를 활보하며 자신을 더욱 작아 보이게 만든다는 것, 장모가 그레이트 넥으로 이사 가길 바란다는 것, 아내 헤스터(스칼렛 요한슨)가 걱정거리가 줄길 원한다는 것 정도다. 올림포스 교외에 사는 사람은 결국 신들이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다.

그레이는 아이스킬로스 인용구로 영화를 연다. "눈물 없는 부가 있기를, 그 이상을 바라지 않을 현명한 자에게 충분한." 더 흥미로운 건 이어지는 첫 쇼트가 We Own the Night 마지막과 똑같은 늪지를 훑는다는 점이다. Armageddon Time의 직접 속편으로 구상됐던 프로젝트답게, 그레이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갈아넣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고전 커리큘럼 속에 녹인다. 자기 참조적일수록 더 보편적으로 말하는 역설. 결국 이 영화가 다루는 고통의 통속명은 '가족'이다. 아메리칸 드림 우화이자 러시아 마피아 스릴러이면서, 가장 핵심적으론 가족이라는 궁극의 악마 거래에 관한 영화—우리의 최대 강점이자 가장 무거운 짐,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이유이자 그로 인해 잃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

게리가 몇 달 만에 집에 나타날 때 그는 피터 루거 스테이크하우스 케이터링을 들고 온다. 발목에 총을 차고, 맞춤 양복을 입고, 로컬 셀럽처럼 거실을 휘젓는다. 조카들은 환호하고 헤스터는 그를 보며 다른 삶을 상상한다—적어도 어윈은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평생 삼키고 살 사람이다. 드라이버의 연기는 화려함과 위협과 순수한 진정성을 못 위를 밟듯 건너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지하실에서 게리는 동생에게 사업 제안을 한다. 가우너스 운하 프로젝트,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러시아 마피아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어차피 어윈은 모를 테니까. 문제는 어윈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아들들과 현장을 답사했다가 불법 폐기물 투기를 목격한다는 것. 러시아인들은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 배를 뒤틀리게 만드는 습격 장면 이후 게리에게 일주일이 주어진다. 12만 5천 달러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플롯은 아이스킬로스가 자랑스러워할 속도로 파국을 향해 코르크 스크류처럼 나선한다. 어윈과 아들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직 전쟁에 휘말리고, 헤스터는 남편 모르게 자신만의 십자가를 진다(요한슨의 연기는 장면마다 더 텅 비고 슬퍼지다 브래드 피트가 우주 끝에서 찾았던 공허의 힘에 도달한다). 작고 어쩌면 약간 저예산인 영화지만, 호아킨 바카-아사이의 35mm 촬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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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RSS/Highsnobiety

This Small Label Is Behind Dickies’ Biggest (and Best) Pants

일본 디자이너 시냐 코즈카가 만든 SHINYAKOZUKA라는 레이블이 있다.

이름부터 어려워 보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난 10년간 패션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만들어온 브랜드다. 그런데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갑자기 화제가 되고 있는데, 특히 그가 Dickies와 협업해서 만든 바지 때문이다. 일반 Dickies 874 워크팬츠도 이미 꽤 여유로운 편인데, SHINYAKOZUKA 버전은 "Baggy"라는 이름조차 과소평가처럼 느껴질 만큼 천문학적으로 크다. JNCO급 비율에 깊은 더블 플리츠가 러기드한 원단을 주름으로 유도하는 구조인데, 이 플리츠 디테일이 특히 영리하다. 과장된 바지에 절제된 포멀함을 더하면서 동시에 펄럭이는 실루엣을 더욱 강조하는 셈이니까.

코즈카는 2년 전에야 첫 스니커즈 협업을 했고, 최근에서야 2026 LVMH 프라이즈 후보에 오르며 남성복 최대 무역 박람회인 Pitti Uomo에서 데뷔 런웨이를 선보였다. 그러니까 일본 패션 마니아 너머의 대중에게 닿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는 얘기다. 근데 지금 패션 업계 전체가 그가 지난 10년간 해온 인체를 삼키는 듯한 의상 디자인을 이제야 따라잡고 있다. Dickies 협업 컬렉션은 수년간 지속되어왔는데, 클래식 워크웨어 원단을 과장된 형태로 변형하는 게 핵심이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쇼츠는 플리츠가 너무 많아서 스커트처럼 보이고, 매칭되는 Dickies 블레이저는 실험적인 인포멀 수트를 완성한다. 다트로 풍선처럼 부풀린 "Pantalons"도 있다. 보통 사람에겐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실루엣이지만, 현실적인 워크웨어 원단으로 만들어져서 결국 접근 가능해진다. SHINYAKOZUKA의 기묘하고 경이로운 메뉴를 맛보기에 완벽한 전채 요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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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RSS/Eurogamer

We haven't heard anything for months about The Duskbloods and Elden Ring coming to Switch 2, but FromSoftware's owner insists they're still coming out this year

FromSoftware가 스위치 2 독점작 The Duskbloods엘든 링: Tarnished Edition을 올해 낸다고 했는데, 정작 몇 달째 소식이 없다.

모회사 카도카와가 재무보고서에서 "2026년 스위치 2 출시 예정"이라고 재확인했지만, 작년 4월 공개 이후 Duskbloods는 사실상 유령 게임 상태다. 8인 멀티플레이에 젯팩, 으스스한 달, 심지어 공룡까지 나온다는 트레일러 외엔 게임플레이 영상조차 없다. 레딧에선 "스위치 2 살 가치가 있을지 고민 중"이라는 반응과 "나이트레인 200시간 했으니까 Duskbloods도 믿는다"는 팬들이 섞여 있다. 한 유저는 솔직하게 덧붙였다. "관심은 가는데 한 게임 때문에 콘솔을 사기엔 돈이 없다고."

엘든 링 스위치 2 버전도 비슷한 처지다. 원래 2025년 예정이었다가 성능 문제 보고가 나오면서 2026년으로 밀렸다. FromSoftware는 짧은 사과문에서 "진심을 다해 작업 중"이라고만 했다. Tarnished Edition엔 본편과 Shadow of the Erdtree DLC, 신규 클래스 두 개가 포함된다. 6월 5일 Summer Game Fest에서 뭔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있지만, 지금으로선 두 게임 모두 날짜 없는 약속일 뿐이다. 근데 나이트레인이 200시간짜리 게임으로 증명한 게 있다면, FromSoftware가 멀티플레이를 다루는 법은 안다는 것—문제는 언제 보여줄 거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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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RSS/Stereogum

Kiefer Sutherland Cancels Tour Due To “Very Low Ticket Sales”

키퍼 서덜랜드가 자신의 미국 투어를 취소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매우 저조한 티켓 판매 때문"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직접 적었다. 티켓을 산 사람들과 공연장에 대한 예의를 생각하면 반쯤 빈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은 공정하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투어는 5월 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Grey*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솔직히 그는 음악가보다는 *24*나 *Designated Survivor* 같은 작품의 배우로 훨씬 더 알려져 있다. 최근 포스트 말론, 제인, 메건 트레이너, 푸시캣 돌스가 비슷한 이유로 투어를 취소했고, 이제 서덜랜드도 그 명단에 합류한 셈이다.

흥미로운 건 최근 블룸버그 기사가 뮤지션들이 필요 이상으로 작은 공연장을 선택해 '매진' 쇼를 "제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이다. 근데 Stereogum 필자의 말처럼, 실제로는 더 많은 뮤지션이 작은 공연장을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닐까. 서덜랜드의 투명한 고백은 어쩌면 현재 투어 시장의 현실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적정 규모를 잘못 읽으면 결국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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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RSS/Hypebeast

Fuji Rock Festival 2026 Taps VERDY for Exclusive Wasted Youth T-Shirts

일본 최대 규모 야외 음악 축제인 후지 록 페스티벌이 2026년을 앞두고 스트리트웨어 아티스트 VERDY와 손을 잡았다.

페스티벌 공식 굿즈로 나오는 이번 캡슐은 그의 대표 임프린트 Wasted Youth 로고와 토끼-판다 하이브리드 캐릭터 VICK를 전면에 내세운 티셔츠 라인업인데, 솔직히 페스티벌 머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Girls Don't Cry로 이미 스트리트웨어 신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VERDY가 이번엔 스케이트 펑크 정서의 Wasted Youth 레이블을 축제장으로 가져왔다. 성인용부터 키즈 사이즈까지 제공해서 가족 단위 참가자도 겨냥했고, 선주문은 5월 24일 밤 11시 59분까지 후지 록 공식 온라인 샵에서만 진행된다. 결국 이건 단순히 페스티벌 기념 티가 아니라 VERDY 워크를 소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된 거다—축제 문화와 일본 스트리트웨어 미학이 만나는 지점을 티셔츠 한 장에 압축한 기획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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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RSS/IndieWire

How Aleshea Harris Combined Influences from Across History to Create Her Tragic, Absurd Debut ‘Is God Is’

극작가 Aleshea Harris가 "Is God Is"를 쓰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식품 지원을 받으며 North Hollywood의 전대 아파트에서 여러 개 일을 전전하고 있었다.

CalArts에서 MFA를 받은 후였지만 David's Bridal에서 야간 알바를 뛰어야 했던 그 시절, 그녀는 상상 속으로 도피했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영감을 받되,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연극을 쓰면 어떨까?" 그렇게 탄생한 이 작품은 불에 타 흉터를 입은 쌍둥이 자매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에게 복수하러 가는 이야기다. 2018년 Soho Rep 초연 당시 세 개의 Obie Award를 받았고, 이제 Harris는 본인이 직접 연출한 영화로 만들었다. 처음엔 영화감독이 될 생각이 없었는데 Jeremy O. Harris와 Janicza Bravo가 따로따로 "네가 연출해야 한다"고 말했고, Janicza가 멘토링을 제안하자 그녀는 받아들였다.

영화는 spaghetti Western과 Southern Gothic, 그리스 비극을 섞은 신화적 질감 속에서 움직인다. Harris는 코엔 형제의 "O Brother, Where Art Thou"를 반복 연구했다. 호머의 "오디세이아"를 1920년대 미시시피 델타로 옮긴 그 영화의 색조, 의상, 음악을 분석하며 "정확히 따라 한 건 아니지만 그들이 한 방식에서 힌트를 얻으려 했다"고 말한다. 영화 속 변호사는 혀가 잘려 있고(아버지가 밀고를 두려워해 자른 것), 자매가 찾아간 교회는 Divine이라는 여자가 이끄는데 그녀는 남편이 자기를 버렸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이 장면들은 동시에 잔혹하고 우스꽝스럽다. Harris는 이 톤을 "중심에서 세 칸 왼쪽"이라고 표현한다. 현실이 "미치도록" 만들고 그 문법이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있기에, 그녀는 흑인 여성의 성장을 다룰 때 신화적 레지스터를 선호한다. 영화 속 자매는 세상이 듣지 못하는 고유한 언어를 쓰고, 관객만 자막으로 볼 수 있다. 타이틀 디자이너 Teddy Blanks와 함께 찾아낸 폰트는 벗겨진 페인트와 화상을 담은 질감이다.

Harris의 사무실에는 Octavia Butler 포스터가 걸려 있다. 인터뷰 중 그녀는 자꾸 그쪽을 바라봤다. Butler와 Toni Morrison, 이 두 작가가 "탁월함의 기준을 세웠다"고 말하며 그녀는 그들이 만든 서사적 가능성의 전통 안에 자신을 위치시킨다. 식품 지원을 받던 시절에서 시작해 이제 Amazon MGM이 배급하는 극장용 데뷔작까지 온 여정은, 결국 상상력이 어떻게 생존 수단이 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신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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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RSS/The Bias List

G-DRAGON: A Career In Song Ratings

K-pop 블로그 계의 장수 필자가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The Bias List의 Nick은 수년간 쌓인 곡별 평점 데이터를 아티스트별로 꺾은선 그래프화해서 커리어 전체를 한눈에 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돌리고 있는데, 지드래곤편이 나왔다. 규칙은 명확하다. 정규 송 리뷰만 포함하고, 일본 발매와 1:1 콜라보는 OK. 서브 유닛이나 솔로는 제외. 평점은 블로그상 최신 버전 기준이라 "Risers and Fallers" 같은 재평가 포스트 반영본을 쓴다.

결과는 놀랍다. 지드래곤의 평균 평점은 8.76점이고, 전체 트렌드라인은 우상향이다. 최고점은 "One Of A Kind"와 "Crooked", 최저점은 "Butterfly", "MichiGO", "Too Bad", "Drama". 흥미로운 건 Imperial Phase라는 개념인데, 블로그 기준으로 지드래곤은 2006년 "This Love"부터 2025년 "Drama"까지 단 한 번의 슬럼프 없이 19년을 달렸다는 평가다. 댓글 하나가 본질을 찍는다. "Just GD being GD here, his influence to K-Pop is definitely undeniable." 크레용과 무제 2014도 10점이라고. 결국 이 차트는 한 명의 주관적 취향을 시각화한 것이지만, 솔직히 평점 시스템이 누적되면 뭔가 보인다. 지드래곤이란 존재가 케이팝 평론 생태계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상수였는지, 숫자가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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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RSS/Eurogamer

Invincible Vs Review

아마존 TV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라는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스러운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Invincible Vs》는 최근 몇 년간 나온 격투 게임 중 가장 영리하게 설계된 작품 중 하나다.

Quarter Up이라는 신생 스튜디오가 만들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2013년 《킬러 인스팅트》 팀 출신들이 포진해 있고, 그 게임의 DNA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타격감이 정확히 그 중간 지점을 찍는다—너무 가볍지도, 《모탈 컴뱃》 구작처럼 시멘트에 잠긴 듯 무겁지도 않은. 컨트롤러를 통해 되튕겨 나오는 타격의 무게감은 애니메이션, 사운드, 조작감이 완벽하게 맞물린 결과물이다. 18명의 캐릭터는 겉보기엔 전부 날아다니는 근육질 싸움꾼들이지만, 개발사는 필요에 의해 창의력을 발휘했다. 루칸은 공중 그래플러로, 몬스터 걸은 코너 압박형 헤비급으로 재해석됐다. 원작 캐릭터를 토대로 "그래서?"라고 묻고 답을 더한 셈이다.

근데 정말 똑똑한 건 학습 곡선을 다루는 방식이다. 자동 콤보가 있긴 한데, 이걸 쓰면 콤보 미터가 더 빨리 차서 상대가 일찍 빠져나간다. 수동으로 입력하면 미터가 천천히 차고, 태그를 섞으면 미터를 줄일 수 있다. 접근성 도구가 자연스럽게 학습 경로로 이어지는 구조다. 잔혹 연출도 마찬가지로 영리하게 쓰인다—수퍼 무브로 캐릭터를 끝내야만 고어 피니셔가 나온다. 《모탈 컴뱃》처럼 유튜브에서 페이탈리티만 찾아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플레이 메커닉에 몰입하게 만드는 당근인 셈이다. 온라인 넷코드도 탄탄해서 쓰레기 와이파이로도 잘 돌아가고, 스토리 모드가 한 시간 남짓으로 짧긴 해도 팬 서비스로선 충분한 간식거리다. 솔직히 이 규모의 팀이 이 정도 퀄리티를 뽑아냈다는 게 놀랍다. 근본을 지키면서도 장르를 현대화한 지점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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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RSS/IndieWire

‘The Diary of a Chambermaid’ Review: Radu Jude Delivers a Surprisingly Touching Meta-Adaptation

라두 주데가 옥타브 미르보의 고전을 비디오 콜 일기로 바꿔놓았다.

파리에 사는 루마니아 이주 가정부 지아니나는 고용주 부부의 집에서 요리하고 청소하며, 그들이 취미로 무대에 올리는 아마추어 연극에 배우 아닌 몸으로 끌려 나간다. 원작 소설의 선정적인 장면들을 재연하는 이 엉성한 공연 파트가 처음엔 군더더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데는 이 장치마저 현대 유럽의 권력 구조에 대한 논평으로 회수해낸다. 9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명확한 플롯 없이 가을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시간만 흘러가고, 날짜만 표시된 빈 화면이 불쑥불쑥 장면을 자르는데 그 타이밍 자체가 웃긴 경우도 있다. 진짜 이야기는 지아니나가 고향의 아홉 살 딸과 주고받는 영상 통화에 있다. 엄마는 고용주 아들을 돌보고, 딸은 그 모습에 질투를 느끼며, 우리는 어떤 경제적 장애물이 그녀의 귀향을 막을지 불안하게 기다리게 된다.

주데는 늘 직설적인 감독이지만 여기선 놀랍도록 절제된 방식을 택했다. 프랑스의 노예무역 과거는 파리 건축물의 스쳐 지나가는 샷이나 고용주 집 곳곳에 놓인 인종차별적 소품으로만 암시된다. 고용주 부부는 대체로 친절하지만, 그들의 관대함은 문화적 우월감을 감춘다. 사교 모임에서 손님들에게 와인을 따르는 지아니나는 대화 주제가 되고,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정치적 의견을 억지로 끄집어내려 한다. 그녀는 순종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하인 계급의 일원처럼 행동하지만, 딸과의 통화에선 꽤 신랄한 표현들을 쏟아낸다. 영화 전체가 로우파이 디지털 영상 질감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전통적으로 연출된 드라마 장면조차 FaceTime 화면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세상은 이제 디지털이고, 주데는 이 텍스처를 통해 지아니나의 관심이 진짜 어디에 있는지—고향의 가족에게—끊임없이 상기시킨다. 통화 장면의 클로즈업은 점점 더 엄마의 부재에 화를 내는 딸과의 관계를 일종의 도덕적 나침반으로 만들고, 존엄을 위한 투쟁을 작품의 북극성으로 삼는 이 구성은 주데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드문 우아함이다. 결국 모든 미학적·언어적 저속함 아래서 진심 어린 이야기가 피어나고, B+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대신 지적 보상만이 아닌 예상치 못한 감정적 펀치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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