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pite Its Face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석유 수출항을 계속 공격하고 있는데, 정작 그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자신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4월 초 러시아 최대 석유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를 드론으로 다시 공격했다. 이 항구는 러시아 석유 수출의 30% 이상을 처리하는 곳이고, 하루 220만 배럴 규모다. 문제는 3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이미 글로벌 석유 위기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 대사를 불러 경고까지 했지만, 공격은 계속됐다. 더 아이러니한 건 노보로시스크가 카자흐스탄 석유 수출의 80%를 처리하는 항구이기도 한데, 카자흐스탄은 현재 EU의 두 번째로 큰 석유 수입원이라는 것.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군사비와 예산을 대주면서, 동시에 자기들 석유 공급망을 스스로 타격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드론 생산 지원을 약속한 게 노보로시스크 공격 일주일 후였다. 그 드론들이 결국 같은 용도로 쓰일 게 뻔한데도.
전쟁에서 전술적 승리와 전략적 자해가 겹치는 순간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봉쇄로 이미 에너지 시장이 긴장 상태인데, 유럽이 자기 발등을 찍는 공격을 묵인하거나 오히려 지원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루트까지 막히면 유럽의 석유 수급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고, 이건 결국 유럽 경제 전체의 문제가 된다.